지수중학교 철학수업(26)

신은 과연 있을까?

by 김준식

중학교 수준으로 가능한 조정하였으나 아이들에게는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제2 절 신은 과연 있을까?


1. 신(神, God)


영어 God와 Good은 말의 뿌리(어근)가 같다.( 인터넷 어원사전;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2001-2020 Douglas Harper) 즉 같은 말에서 갈라져 나왔다. 당연히 그 뜻도 비슷하다. ‘좋다’는 의미이며 ‘선(善)’이라는 명사로 표시되기도 한다. 물론 이 뜻 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절대적인 존재, 막강한 존재, 불려 나오는 존재(인도의 고어인 산스크리트어 어원) 등으로 해석되는 것이 ‘신’이라는 말이다.


이 ‘신’의 존재를 두고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논쟁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논쟁 중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논쟁하게 될 문제이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인간의 감각으로 파악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상상을 동원하여 신을 설정하여도 완전히 부정할 수 없고, 그 부정에 대하여도 역시 부정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신’의 존재에 대한 문제다.


서기 3세기 로마시대, 지금의 이집트 아시우스(당시는 리코 폴리스) 출신의 플로티노스(Plotinus 205~270)라는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로마에서 플라톤 철학을 주로 가르쳤지만 플라톤의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다. 그의 이야기 중 삼위일체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 이를테면, 일자(The one), 정신, 영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일자’란 모든 존재의 근원이 되는 완전한 것을 말한다. 즉 플로티노스가 생각한 ‘신’의 개념인 것이다. 플로티노스는 삼위일체를 태양빛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태양은 일자이고 거기서 나온 빛은 모든 방향으로 퍼지는데 이것이 정신이다. 그다음 빛에 의해 나타나는 광채가 영혼이다. 광채에 의해 보이는 것은 물질이다. 즉, 태양 – 정신 – 영혼 – 물질의 순서로 이해된다.



2. 신(神, God)의 존재에 대한 증명


서양의 기독교 사상에서 가장 고민이 된 부분은 엄연히 존재한다고 믿는 ‘신’을 일반 대중이 알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증명해내는 것이었다. 이것을 위해 철학자들은 수 백 년을 고민하고 고민하여 다음과 같은 증명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 증명을 도입한 사람은 토마스 아퀴나스였는데 그는 놀랍게도 당시 금기(禁忌금지되거나 피하는 상황)로 여겨졌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이용하였다.



아퀴나스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 신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아니고서는 말하기 어렵다는 방식인데, 기본적으로 신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증명을 보면 대개 수긍이 가지만 신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이해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반론 부분 참조)


첫째: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변화한다. 이런 변화가 있으려면 그것을 처음 움직이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그 처음 움직이게 한 존재가 신이라는 것이다. (반론: 그 신은 누가 움직였을까?)


둘째: 세상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 여기서 어떤 결과의 원인이 되는 일이 곧 신이다. (반론: 그러면 신은 결과인가? 아니면 원인인가? 결과라면 원인은? 원인이라면 그 결과는?)


셋째: 우연히 발생하는 것도 어떤 필연적인 것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이때 그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신이다.


넷째: 우리는 사물들을 비교할 수 있다. 이런 비교가 가능한 것은 완전하고 절대적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그 완전하고 절대적 기준이 신이다. (반론: 그 절대적 기준을 정하는 것은 신인가? 아니면 인간인가?)


다섯째: 모든 사물과 사태는 어떤 목적을 위해 나아간다. 이때 그 목적을 설정해 주는 것이 신이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반론: 목적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


대단히 어려운 철학적 논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퀴나스가 신학적 목적, 즉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철학을 이용한 것이다. 이 논의를 바탕으로 중세시대에는 보편자의 존재에 대한 보편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보편자는 결국 ‘신’이라는 절대자의 존재와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3. 악의 존재


위에서 증명된 것처럼 변화의 시초이며 역시 모든 일의 원인이 되는 신, 세상의 절대적 기준이 되며 세상의 목적이 되는 신은 왜 악을 존재하게 했을까 하는 의문에 도달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하여 이미 아퀴나스 훨씬 이전에 에피쿠로스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에피쿠로스 딜레마란 ‘창조자(신)’가 악을 없앨 수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악을 없앨 수 있다고 하면 없앨 수 있는데 없애지 않기 때문에 신은 선하지 않고, 없앨 수 없다면 신은 전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악에 대하여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악은 작용이 아니라 결함이다. 즉, 선의 결여가 악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신의 완전성을 바탕으로 하고 악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인데 악이 존재하는 것은 신으로부터 기인된 것이 아니라 신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기인한다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완전한 신의 보살핌을 스스로 받지 않으려는 것으로부터 모든 악이 출발한다는 이야기다.


위 그림은 영국 출신의 시인이자 화가인 William Blake의 Europe a Prophecy, 1794 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