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Dec 16. 2020

얽히고 설키니......

緣起


一切露縈關 (일체로영관) 모든 것은 얽힌 관계로 드러나니,

昔烋今大過 (석휴금대과) 지난날 뽐냄이 오늘날 큰 잘못이라.

影聽罔兩嘲*(영청망량조) 영이 망량의 조롱을 듣고,

瘡痕侮駮雜 (창흔모박잡) 흉터는 얼룩을 비난하는구나.


2020년 12월 16일 아침. 수은주가 영하 7도로 떨어지니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겨울이 겨울답게 추운데 거기에 또 다른 불만이 생기니 이것은 인지상정이다. 아침 뉴스를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급히 20자로 뭉쳐 놓았다. 나는 정치적으로 누구 입장을 완전히 지지하지 못하는 천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거의 동물 같은 존재들에 대한 입장은 제외한다.) 그래서 비교적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현 상황은 원인과 결과가 한 몸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다른 사물들과 서로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존재이므로, 그 모양이나 형태, 또는 그 성질이 전혀 변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를 생물이라고 하나? ㅎㅎ


* 影과 罔兩은 『장자』 제27편 寓言에 등장하는 가상의 존재들이다. 망량은 희미한 그림자이고 영은 짙은 그림자인데 희미한 망량이 짙은 영은 놀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전도된 현실을 장자적 방법으로 나타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별 일 없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