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氣
晨候齧項領 (신후설항령) 새벽 공기 목덜미를 물더니,
旭暐復調和 (욱위복조화) 햇살 비치니 다시 따뜻해지는구나.
寒暑失均坦 (한서실균탄) 추위 더위는 균형을 잃는 것,
平易輿柔和*(평역여유화) 평화는 천지와 부드럽게 어울림이라.
2021년 1월 8일 아침. 새벽 공기가 匕首같더니 햇살 떠오르자 조금 부드러워진다. 사실 더위도 추위도 우리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물론 더위 추위가 자연의 질서로서 당연히 존재해야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심각한 더위나 추위는 우리 삶의 균형을 살짝 흔들리게는 한다.
아침나절 한기가 사실은 한 낮이 되어도 풀리지 않는다. 워낙 기온도 낮은 데다가 바람까지 불어대니 오늘은 학교 주변 걷기를 위해 나갔다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워낙 트인 지역이라 바람이 더 심하게 분다.
* 영가 현각 선사의 禪詩 중 한 구절을 용사함. 중국 당나라의 선승으로 ‘증도가’가 전해진다.
* 위 그림은 러시아 이동 전람파 작가 중 한 명인 Alexei Savrasov(1830~1897)의 ‘겨울(1870)’이다. 엄혹한 러시아 겨울을 떠 올리며 아침 냉기를 생각한다. 지금 추위와 싸우는 모든 노동자들을 생각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