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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an 13. 2021

쓸쓸함으로부터 쓸쓸함을 느끼다.

感寂寥於蕭蕭 (감적요어소소) 쓸쓸함으로부터 쓸쓸함을 느끼다.


冬朝遇空見 (동조우공견) 겨울 아침 집착에 마주하니,

況暹皆無心 (황섬개무심) 해 떠오름조차 허무하여라.

朔風間間� (삭풍간간퇴) 초 하루 바람 오르락내리락,

鴨䎘散冬池 (압숙산동지) 날개 짓 소리 연못으로 흩어지네.


2021년 1월 13일 오전 9시 10분. 금산 못을 한 바퀴 돌고 집에 돌아와 씻고 휴대폰을 보니 존경하고 신뢰하는 차재원 선생께서 글을 올리셨는데…… 사진과 글 밑으로 흐르는 미량의 쓸쓸함을 감지하고 댓글로 공감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마음자리도 비슷하여 차재원 선생의 마음자리에 빗대어 내 마음을 글로 옮겨본다. 출근길 해 떠오르는 장면조차 허전해 보이는 겨울 아침의 느낌은 어쩌면 내 마음의 기본값 인지도 모르겠다. 이러저러한 일로 마음을 띄우려고 애를 쓰지만 조금만 그대로 두면 마음은 어김없이 이렇게 깊이깊이 내려앉는 모양이다.


* 공견: 空에 집착하는, 또는 공에 사로잡힌 그릇된 견해. 집착의 다른 이름이다. 

* �(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양.

* 䎘(숙): 날개 짓 또는 날개 짓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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