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정보를 매일 습득하는 우리들은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는 정보가 넘쳐난다. 책,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정보가 쌓이고 있다. 새로운 정보들이 매일매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바다처럼 출렁이고 있다. 우린 그런 정보를 한 평생 살면서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내 앞에 있는 책과 유튜브 메인 화면에 나오는 영상들만 보더라도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것을 보면 모든 정보가 담긴 매체물을 자신의 뇌로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궁금했던 것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항상 시험에서 고득점을 했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아는 것과 같은 스마트함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어떤 뇌를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는 생각의 과정이 궁금했다. 그들의 뇌는 특별할 것이라는 가정을 했고 태어났을 때부터 좋은 뇌를 가졌을 거라는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듯하다.
그때부터 궁금했다. 우리들의 뇌(brain), 그리고 뇌과학에 대해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발견했다. 대니얼 J. 레비틴이 발간한 정리하는 뇌이다. 이 책은 제목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 궁금했던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두꺼운 양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로 구입했다. 책을 읽은 후에 나의 구입은 후회가 되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오는 몇 가지 사실과 주장들은 나에게 큰 변화를 주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은 매우 흥미롭다. 범주화, 실제로 뇌는 멀티 태스킹은 되지 않는다, 뇌를 정리하기 위해선 외부를 정리해야 한다 등 다양한 주장들이 나온다. 디지털 시대에서 정보와 선택의 과부하가 우리들의 뇌를 괴롭힌다. 본질은 단순하지만 현상은 매우 복잡하게 만들어져 우리들의 뇌를 방해한다. 우리는 그런 환경에서 뇌를 이용한 정리가 필요하다.
본인의 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범주화를 가진 사람들이다. 수많은 정보를 본인만의 기준으로 체계화시키고 그것을 적절하고 빠른 시간 안에 출력하고 이용한다. 그들은 공부와 일을 잘하게 된다. 뇌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그들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살아간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가긴 정보를 범주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 나는 마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중 다양한 폴더 안에 정보를 복사하고 붙여 넣기 한다. 나의 기준으로 잡힌 범주화 목록에 새로운 정보는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말과 글로 꺼내보려는 시도를 자주 한다. 이런 시도가 지속되다 보니 의사결정에 속도가 빨라졌고 한결 머리가 가벼운 상태로 정보를 출력하기가 쉬워졌다.
또 다른 주장으로 실제로 우리들의 뇌는 멀티 태스킹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동시에 전화, 이메일, 대화 등 다양한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때가 있다. 마치 모든 일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아닌 빠르게 일을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일들은 빠른 전환으로 처리가 되었을 뿐 멀티로 처리가 된 것은 아니다.
이 주장은 나에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와 이메일 그리고 문서를 보는 나에게 멀티 태스킹 능력은 필수였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나의 뇌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멀티 태스킹을 하는 것처럼 착각했음을 인지하고 일을 처리하는 것에 순서를 두고 동시에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을 하다 보니 일의 능률이 조금씩 늘었다. 빠른 처리를 진행했을 때보다 일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덜 했다. 책에 나온 주장이 나에게 맞는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뇌는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다. 그렇기에 외부의 도구와 장소를 통해서 정리를 해두어야 한다. 가급적 많은 정보를 가진 뇌를 외부의 정리된 환경으로부터 행동 유도성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집 안에 방을 정리한다고 했을 때 욕실, 주방, 옷방처럼 각각 용도와 속성이 구분되어 있는 것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욕실을 가면 씻고, 주방을 가면 음식을 먹고, 옷방을 가면 옷을 입는 것처럼 뇌의 기억 기능을 이용하기 전 행동 유도성으로 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바로 한 행동은 정리정돈이다. 방을 정리했고 수납공간을 정리했다. 그리고 내가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범주화했고 위치를 재조정했다. 정리정돈을 하게 되면 외적으로는 깔끔해지고 내적으로는 기분이 좋아진다. 정리정돈을 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정리를 한 후에는 행동 유도성이 생기게 되어 물건을 찾는 것이 쉬워졌다. 그리고 빠른 행동으로 물건을 찾아 일을 하면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외부를 정리함으로써 뇌의 기억 기능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양이 많고 두께가 두껍다. 그러나 흥미로운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나 또한 책을 읽는 동안 흥미로운 주제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뇌를 정리하는 노력들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들의 뇌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은 뇌는 가능성을 담을 수가 없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접하게 될 사람, 비즈니스, 정보들이 무수히 많다. 이 책을 읽어보고 뇌를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