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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Jun 10. 2020

반복되는 파도를 타는 인생사

회사 프로젝트 일정 관리를 진행하며 문득 써보는 인생관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다 보면 일정 관리는 필수다. 원하는 기간 내에 적절한 성과물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면 좋겠지만 아직 나는 그저 프로젝트를 잘 수행해야 할 회사원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가 만들어 놓은 프로젝트(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시간이 존재한다.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에게 다르게 적용된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지만 다들 시간을 다르게 활용한다. 하지만 모두가 목표를 향해서 진행하고 있다. 참 그런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면 대단함과 위대함이 함께 보인다. 질서가 없어 보이지만 질서 있는 행동으로 결과가 나올 때면 신기하게도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일정을 관찰했다. 프로젝트의 인원은 4명, 나를 포함해 3명의 직원이 새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하는 일의 범위가 다르듯이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의 하루 일과와 지금까지 결과물들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PM으로서 나는 그들에게 방향을 디테일하게 전달한다. 그런 그들은 다시 질서 있는 모습으로 일을 완성한다.



문득 프로젝트를 하다가 생각한 질문이 있다. 

우리 인생도 프로젝트처럼 일정 관리가 필요한 것일까?

인생은 신기하게도 기한이 없다. 생물학적 죽음에 대한 정의만 있을 뿐이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정의는 한 개인이 내릴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생에 대해서 목표를 향한 일정 관리를 정확하게 만들 수 없다. 프로젝트도 팀원과 리더의 생각처럼 순탄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어려움과 작은 성공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인생도 어쩌면 일정 관리가 무의미한 프로젝트와 같지 않을까. 어떤 어려움이 올지 모르고 예상 못하는 작은 성공들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작은 성공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큰 원동력이 되곤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긴급한 상황과 벽에 막히는 듯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팀장님,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조급한 마음을 없애고 유연한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한다. 급한 건 프로젝트다. 내가 급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인생도 어쩌면 이런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수많은 어려움과 고난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파도가 찾아오더라도 파도를 탈 수 있는 여유로움 말이다. 파도는 언젠간 가라앉을 것이고 나는 파도에 맞춰 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파도가 온다면 더 좋은 장단에 맞춰 타게 되지 않을까. 반복되는 파도와의 싸움에서 재미를 느끼고 즐기는 자세가 된다면 인생도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처럼 좋은 마무리로 끝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Photo by Matt KingGetty Images

2019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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