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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Dec 30. 2019

2019년은 '재활'이었다.

2019년은 지나갔고 2020년은 찾아왔다.

2019년도 이제 며칠 안 남았습니다.

2019년 1월에 새해 다짐을 노트에 적었고 어떻게 하면 이뤄낼 수 있을지 고민했었습니다.

특별히 이룬 것은 없는데 벌써 2019년이 지나갔다고 하니 섭섭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2019년은 저에게 '재활'이었습니다. 1월에 사고를 당하면서 전방 십자인대 수술을 해야 했고 2달간 병원 생활을 하면서 재활을 배웠고 열심히 정상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병원 생활을 하면서 아팠던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슬픔을 글쓰기로 재활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하루하루 더 좋아지는 모습을 희망하면서 재활을 하면서 생활했더니 주변에 고마움과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전방 십자인대 수술을 한번 더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의사에 말을 듣고 큰 좌절감과 박탈감을 느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종교도 없던 내가 하나님을 비롯해 모든 신들에게 질문하고 욕을 하였습니다.현실은 이상과 달라 매우 가혹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되는 게 없다며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봤습니다.


어쩔 수 없이 수술도 하게 되었고 재활도 하였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다시 누구는 만날 수 있을까? 등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으로 매일 하루를 보냈습니다. 밥도 먹지 않았고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넷플릭스 영화나 유튜브 영상만 보고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러던 중 런업 유투버를 보면서 큰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유투버의 일상 vlog 영상이 병원에서 좌절해 있던 나에게 큰 희망이 되었습니다. 뭐랄까, 그냥 나도 하고 싶다, 나와 생각이 같네 등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재활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얻은 것이 또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글 쓰기'입니다. 평소 책은 좋아했고 1달에 한 권 정도는 읽는 편이었지만 실제로 글을 써본 적은 없었습니다. 세줄 일기 정도나 그냥 조금 긴 문장의 일기만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읽어줄 수 있는 그런 장문의 글을 말이죠. 그렇게 저는 브런치에 입문했습니다. 작가가 되어야 사람들에게 공유가 될 수 있으니 작가 신청을 했지만 변변치 못한 나의 글 솜씨로는 작가가 되는 건 무리였습니다. 노력했습니다. 브런치의 작가가 되기 위해서


저에게 '글쓰기'는 무릎 재활과도 같았습니다.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을 글로서 표현함으로써 저는 아픈 곳에 후시딘을 바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무릎과 마음의 상처를 재활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무릎도 재활이 잘 되었고 브런치의 작가가 되어 몇 개의 글을 쓰고 마음까지 재활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버텨냈고 지금도 버티고 있습니다. 최소한 무너지지는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을 배웠습니다. '공감 능력'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글을 읽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하고 나의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나를 공감할 줄 알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게임처럼 능력치가 올라갔으면 좋았겠지만 이것도 노력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책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공감능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가 끝나기 며칠 전에 공감능력을 배울 수 있어서 기쁩니다. 


2020년에는 기대가 큽니다. 재활이 잘 된 만큼 2020년에는 도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배워야 하는 것도 많은 2020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9년에 배웠던 재활하는 방법들이 2020년에 하는 일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0년에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길 바라며,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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