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일진들과 함께
회사에도 일진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수많은 메시지와 오프라인 술자리를 이용해서 지금도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하게 그들은 아직도 저녁 자리를 만들고
그들의 네트워크를 늘리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어디서든지 무리들에게는 대장이 존재한다. 우리 회사에도 일진들의 장이 존재했다.
그는 예전 야인시대에 나올법한 구마적 같은 생김새로 대장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 대장들 주위로 일진들은 모였고 그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칭했다.
야근은 당연시했고 야근 후에 저녁을 먹는 시간을 이용해서 그들은 술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내일 있을 이벤트와 행사들을 위해서 그들끼리 대화를 나누었고 일진들은 각자 내일을 준비했다.
아침이 밝아오면 어김없이 근처 커피점에서 그들은 만난다. 그리고 우정을 확인한다.
그런 일진들은 회사에서 본인의 위치가 남들보다 더 비교우위에 섰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한층 으쓱해하며 생활한다. 철저하게 다단계 구조로 선배와 후배의 사이를 만들어 놓았고
"내 후배다.", "내 선배다"를 외치며 그들은 자신의 인맥질을 자랑하며 다닌다.
그리고 각자 팀을 만들어 세력을 나누며 주말까지 골프 회동에 시간을 보내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평화롭던 어느 날, 새로운 대장 A가 등장했다. 그는 외부 세력으로 추천받은 인사이다.
새로운 대장 A에게는 숨겨진 임무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진들의 대장을 다른 곳으로 발령시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회사에 일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일진들의 특혜와 책임에 대해서.
새로운 대장 A는 몇 개월 동안 일진들의 무리를 분석했고 잘못된 점을 파악하여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구마적 대장, 승격과 함께 영업점 발령."
모두가 놀란 인사였다. 평생 동안 이곳에서 권력을 누리며 일진들을 이끌며 살아갈 줄 알았던 구마적 대장은
당장 내일부터는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일진들은 매우 당황했고 슬픈 사람과 속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여럿 존재했다. 그런 그들은 마치 장례라도 치른 마냥 떠나는 길을 행렬로 배웅까지 진행했다.
구마적 대장은 갔다. 지금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그 꿈을 아직도 가지고 산다고 한다.
매달 쪽지를 보내고, 어떤 행사마다 떡을 돌리고 있다. 자신을 잊지 않길 바라며.
그들 중에 아직도 이곳에 남은 일진들은 구마적 대장과 함께 네이버 밴드에서 소통한다.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영웅처럼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 그들은 지금도
저녁에 회의를 한다고 한다.
구마적 대장의 꿈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진들의 대장이 되는 꿈을.
*이 글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과 상상력을 조금 보태서 소설 형식으로 작성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