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나의 잘못으로 인한 연애의 실패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그냥 문득 연애 관련 글이 쓰고 싶어 졌었고, 생각날 때마다 글로 남기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과 주장 그리고 상상력이 더해진 글이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있다면 그냥 넘어가 주면 고맙겠다
30대가 되면 애 낳고 잘 살 줄 알았지?
30대에도 결혼 못하고, 혹은 안 하고, 싱글로 남아 있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나처럼. 나는 결혼을 못 하고 혼자 덩그러니 있는데, 친구들은 하나둘씩 유부의 세계로 들어가고, 같이 놀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30대가 넘어가면 끈끈했던 그 친구들과의 우정도 각자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지 소원 해지기도 한다. 다음날 일도 해야 하고, 어릴 때처럼 모여서 술 마시며 놀기도 더 이상 힘들어지고 서로 연락도 점점 뜸해진다.
30대의 연애는 확실히 다르다.
결혼이라는 중대사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다르기도 하지만, 30대에는 돈도 있고, 마음의 여유도 있고, 경험도 쌓여 있기 때문에 20대와는 조금은 다른 연애를 한다. 대학생 혹은 취준생 시절인 20대에는 돈이 없다. 30대는 돈이 있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비싼 와인바, 레스토랑을 가기도 하고, 여행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사는 곳도 부모님의 곁을 떠나 혼자 독립하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들도 대학생 때와는 달라진다. 대학생 때는 주로 주변의 친구 아니면 친구의 친구, 혹은 선후배 정도이지만, 30대에는 만나는 사람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대부분이 돈을 버는 직장인, 그리고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사람이 많기 때문에 어릴 때의 풋풋함보다는 연륜이 있는 사람이 많다.(이는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좋은 사람도 있지만 이상한 사람도 많아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30대의 연애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기쁨, 설렘, 안정감, 이별, 좌절, 실망, 배신감 거의 모든 감정의 요소를 느낄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 점점 안정적으로 변하는 나의 모습이 마음이 들 때도 있고, 아직도 사랑 때문에 갈팡질팡 못하는 나의 바보 같은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안정이 된 것만 같았던 내가 또다시 불안정 한 모습을 보여 내 자신에게 실망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만나 '이제는 나의 평생의 짝을 찾았나?' 하는 기대감이 든다. 하지만, 이내 그 사랑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한눈을 팔기도 한다. 어릴 때 했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수를 한 다음 이별을 겪고 후회와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한다.
30대인 내가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혼자 살 때 가장 쓸쓸했던 때가 언제인 줄 아는가?
신혼부부들이 많이 사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산 적이 있다. 화창한 주말 아침에 단지를 걸어가고 있는데, 30대로 보이는 부부가 3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의 손을 양쪽에서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봤을 때이다. 그리고 집 근처 이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 퇴근한 신혼부부가 장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부럽고 서러울 수가 없다. '나는 지금 혼자 뭐 하고 있는 거지?' '이 맘 때쯤이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뒤처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처럼 내가 생각했던 나의 30대의 모습과는 다르게 혼자 있는 내 자신을 보고 쓸쓸함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한다.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쌓이는 것도 30대의 연애의 일부분이다.
선, 결정사(결혼 정보 회사), 스카이 피플(직장 혹은 학교 출신 인증받는 데이팅 앱), 비트윈(커플앱), 카톡, 바람, 결혼, 이혼, 아이, 임신, 직장, 돈 등등 30대의 연애는 20대 때의 연애보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다. 20대에는 많은 것을 경험해 본 것처럼 느껴지고, 30대 초반에 들어 서면 연애의 메커니즘에 대해 모두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다양한 것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30대의 연애이다.
20대에 했던 핑크빛 동화 속, 설레는 연애도 있고,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문제 앞에 지독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이는 연애도 있다.
30대 연애는 나와 평생을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많은 30대들이 이 과정 속에서 좌절을 하거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고, 거기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지독하게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30대인 나도 당연히 그런 경험을 했다.
그때 나는 왜 그 사람에게 잘해주지 못했을까?, 그런 사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대 때 했었던 고민을 30대에도 비슷하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한마디 말로 30대의 연애를 정의 하기는 어렵겠지만, 굳이 정의하자면, 혼돈의 연속이다.
일단 싱글인 상태라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연애, 결혼, 이성관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혼자라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 혼돈 속에서 나와 함께 길을 잃어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결국에는 서로가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 30대의 연애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다. 고통스럽고 외롭다. 가끔은 진정 나를 위해 주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 이 노래의 가사는 사실이다.
님이 남이 되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어제까지 좋아서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지내던 연인이 내일 한 순간 아니 지금 이 순간 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또 경험하게 된다.
나는 30대 초반 들어서면서 진지한 연애를 두 번 한 케이스이다. 하지만, 그 두 번의 연애를 나의 멍청한 실수로 망쳐버렸다. 내가 한 잘못은 몇 배로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서 돌아오고, 후회는 언제나 남아 있다. 그 실수가 너무 부끄럽고, 지금도 죄책감에 고통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