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용 Feb 07. 2022

퍼블리_선한 직원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라

카카오 공동대표 조수용 인터뷰 콘텐츠




발췌


경영이라는 건 여럿이 같은 일을 이뤄가는 거예요. 공감이 가장 중요해요. 동료, 파트너들에게 '이 일이 맞다'라고 느끼도록 서로를 설득하는 거죠. 어떤 상황을 나와 비슷하게 느끼도록 시야의 각도가 비슷해지도록 자발적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대화를 합니다.

충분히 대화를 나눈 후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헌신도가 높아져요. 100퍼센트 동의가 안 돼도 미련이 안 남죠. 저도 반대한 결정에 미련 없이 따릅니다.


좋은 친구들이 안전하고 계층이 없다고 느끼는 게 중요해요. 그걸 전체 직원으로 확장하진 않아요. 우리가 고마워하는 친구들이 우선이지요. 조직에는 좋은 정책을 악용하는 골칫덩이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선량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기준으로 정책을 펼쳐요. 스스로 룰을 정하는 자율 근무제도 그렇게 나왔고요.


제가 인정하는 사람이 저를 믿어줄 때 계산이 없어져요. 두려움은 사라지고 불필요하게 머리 쓰지 않고 오직 맞는 것만 생각해요.

JOH를 경영할 때도 내가 인정하는 동료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큰 기쁨이 없었어요. 광고 없는 브랜드 잡지 매거진 B도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동료가 '최고다!' 해주면 그게 보상이었어요.


오랫동안 고객을 상대하면서 깨달은 거죠. 여러 개의 공을 던지면 받지 못한다는 걸. 물리적 세상의 논리로 보면 돈을 많이 주면 양이 많아야 해요.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세상은 달라요. 돈을 많이 줄수록 복잡한 걸 간결하게 만들어줘요. 당연한 듯 보이지만 희소성이 큰 작업이에요. 특히 빼는 건 굉장한 용기에요. 일단 돈을 댄 사람들이 안 좋아해요. 흰 티셔츠에 점 하나 찍고 디자인했다 그러면 당황해요.

은 브랜드를 세우는 일도 같은 비유로 설명하곤 했다. 중심을 잡고 군더더기를 빼는 일, 불필요한 걸 빼면 남다른 캐릭터가 생긴다.


제 유년 이야기의 중심 테마도 가난이 아니라 어머니예요. 어머니의 겸손함이죠. 가난해서 1년에 한 벌밖에 새 옷을 못 하면 보통 현명한 판단은 어른이 해요. '아이는 분명 이상한 걸 고를 테니 부모가 구슬려서 필요한 걸 사줘야지'

그런데 어머니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셨어요. "1년에 한 번이니 네가 원하는 걸 사라" 그리고 제가 그런 결정을 하는 데 같이 시간을 쓰고 결과물을 인정해 주셨어요. 그 경험이 제게 다른 자아를 만들어줬죠.


신뢰받은 경험은 대단한 힘을 발휘해요. 선한 마음, 자기 신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솟구치죠. 말씀드렸듯이 저는 인생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 성장했어요. 대기업의 리더가 된 지금은 그 신뢰와 자율의 경험을 나누려는 거고요.


Photo by Harli  Marten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퍼블리_서류에서 좋은 PM을 알아보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