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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Aug 29. 2023

미리캔버스

최근 퇴사를 하면서는 이제 회사를 못 다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커리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당분간은, 혹은 영영 회사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전업 프리랜서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작더라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규칙적인 일과 돈을 받았으면 했고 때로는 자유롭게 일하고 싶기도 했다. 회사와 프리랜서 사이. 가능하면 그 어딘가에 있고 싶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미리캔버스 프리랜서 디자이너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다시 취업하기까지 2달 정도 미리캔버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디자인 템플릿을 만들고 건당 비용을 받는 일로, 매달 고정적인 일감이 주어지고 업무시간이 자유로우며 담당자와의 소통도 부담스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일만으로 생계를 꾸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회사와 프리랜서 사이 어딘가를 찾는다면 나름 괜찮은 자리라고 생각했다.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인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캔버스 템플릿이 마냥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템플릿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만큼 가볍고 오용하기 쉽다. 디자인의 목적에 어울리는 템플릿을 잘 골라야 하고 디자인하고 싶은 마음을 적절히 다스려야 한다. 그래서인지 미리캔버스에 내가 만든 템플릿이 올라가는 것에 큰 감흥은 없었다. 신기하고 좋았던 건 템플릿 작업이 아닌 디자인 툴로써의 미리캔버스였다.


미리캔버스의 사용성이 생각보다 좋았다. 공유 드라이브를 사용해 공동 작업이 가능했고 폰트나 그래픽 요소를 찾으러 다른 사이트를 헤맬 필요도 없었다. 신기했던 건 인쇄기능인데, 비즈하우스와 연동해 인쇄작업을 바로 맡길 수 있었고 예상 결과물을 3D 목업 이미지로 보여주기도 했다. 미리캔버스의 슬로건인 모두를 위한 디자인툴이 되기 위해 사용자 경험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지금도 최소 작업량을 소화하며 프리랜서 직을 유지하고 있다. 미리캔버스를 잘 다루는 것이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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