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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Jul 22. 2024

미리캔버스로 템플릿을 디자인하는 일

사진: Unsplash의Sichen Xiang

미리캔버스로 템플릿을 만든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호기심에 소일거리로 시작한 일인데, (독립적으로 일하는) 지금은 매월 고정비를 충당하는 좋은 일감이 되었다. 6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하는 프리랜서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게 이 일을 하고 있다. 미리캔버스가 잘 되어야 일도 계속할 수 있으니 이런저런 글을 써볼까 하다가 1년을 맞아 개인적인 회고를 남겨본다. 


제한된 요소로 디자인하는 일

미리캔버스로 템플릿을 만든다는 건 모든 디자인 요소를 미리캔버스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림이나 사진을 저작권 걱정 없이 쓸 수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미리캔버스에서는 이런 단점이 오히려 좋기도 하다. 디자인을 템플릿으로 접근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선택지를 주거나, 무언가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고, 디자이너라도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보단 제공된 요소를 가져다 쓰는 게 시급에 맞는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쓸만할 것을 골라 괜찮은 형태를 만드는 일이 나름 익숙하고 재미있다. 


템플릿 만드는 디자이너

디자인 템플릿을 만들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한다는 건 클라이언트에게 내 디자인을 수정할 권한을 주는 것과 같다. 가이드를 줄 수도 있지만 권장 사항일 뿐 내 디자인의 생사여탈권을 상대에게 주는 것이다. 미리캔버스는 가이드도 없이 누구에게나 내 디자인이 오픈되어 마구 쓰이거나 쓰이지 않을 수 있다. 돌아다니다 이상하게 수정된 내 디자인을 마주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니 일반적인? 디자이너라면 템플릿 작업을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 듯하다.

사실은 몰랐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고, 첫 직장이 ppt 디자인 회사여서(템플릿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원본파일을 주고받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그러다 외부 프로젝트에서 사정상 다른 디자이너의 작업을 직접 수정할 일이 있어 원본파일을 요청하고선 상대의 불편함을 알았다. 디자인을 시작한 배경과 지금까지의 커리어상 템플릿을 만드는 일이, 나는 불편하지 않다.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의뢰하지 못하는 여러 사정들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쓰기 좋은 템플릿을 만들고 싶다.


템플릿의 쓸모를 찾아서

내가 만든 템플릿이 잘 쓰이길 바라지만 한계가 있다고 본다. 자신의 목적에 맞는 템플릿을 잘 골라야 하고,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용을 변경해 써야 한다. 간단하지만 이 두 단계가 어려운 사람은 분명히 있고 그 대상이 템플릿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템플릿을 만드는 것을 넘어 나에게 맞는 템플릿을 잘 고르는 방법, 그리고 그것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서비스 차원에서 더 고민되고 개발되면 좋겠다.

그리고 브랜딩을 고민하는 조직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이미지를 가져다 쓰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템플릿을 수정해서 쓰는 방법도 많이 소개하고 싶다. 미리캔버스는 템플릿을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그냥 디자인 툴로 쓰기에도 좋다. 최근 카드뉴스 외주 작업을 미리캔버스로 만들어 링크로 공유했는데 아주 편했다. 무거운 디자인 툴을 쓰지 않아도 되고, 파일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방식도 아주 스마트하고 좋았다.


지금까지 작업한 미리캔버스 템플릿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miricanvas.com/templates/search?keyword=registrant_name%3Askdyds&purpose=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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