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을 겪은 A는 B에게 힘듦을 털어놓는다.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공감받기 위해서다. 한명이라도 나의 힘듦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면 조금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B에겐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 거라고 생각해서이기도 하다.
B는 잘 모르겠지만 A의 힘든 감정을 느낀다. A가 더는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란다. A를 잘 도와주고 싶어 각종 충고와 조언,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A가 그 힘든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바란다.
이 책은 B에게 꼭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누구나 B가 될 수 있다.
B가 해야 하는 것은 공감이다. 말하기가 아닌 듣기다. 상대의 마음을 잘 모르겠으면 계속 물어야 한다. 들으려고 노력하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한다. 섣불리 짐작하고 판단해서 정답을 낼 필요가 없다. 그러면 안 된다.
'당신이 옳다'라는 책 제목을 좀 더 풀어쓰면 '당신의 감정은 항상 옳다'이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쉽게 부정한다. 우울함이나 분노같은 나쁜 감정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울하다는 사람을 빨리 그 우울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 그러면 안 된다. 그 우울은 어떤 우울인지, 얼만큼의 우울인지 물어야 한다. 그 우울의 원인은 무엇인지 왜 그런 건지 자세히 묻고 들어야 한다.
공감해줄 것 같은 사람이 공감해주지 않을 때. 잘 들어주고 이해해줄 것 같은 사람이 그러지 않을 때. 사람은 무너진다. 듣지 않고 말하려고 해서 그렇다. 충분히 묻지 않고 충고나 조언을 해서 그렇다. 책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안다고 확신하며 기어이 던지는 말은 결국 비수가 된다.'라는 글이 있다. 정말 그렇다.
쓰다 보니 계속 묻고 들으라는 이야기다. 진짜 공감은 정확히 알아야 가능하고 그러려면 묻고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이 부분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적정심리학', '심리적 CPR' 이란 책의 표현처럼 누구나 일상 속에서 가지고 있으면 좋은 기술이다. 이 기술로 누군가의 삶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A와 B가 '나와 나' 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