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미래 100년을 위한 도시계획. 3
황해를 잃으면, 세상의 반을 놓친다.
중국 저장성이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보도자료를 내었다.
항저우(杭州)만 지역에 250조 원을 들여 뉴욕만과 도쿄만에 버금가는 세계급 만안(灣岸·bay) 경제권을 조성하기로 했다. (매일경제 2017,12.22)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하이 푸둥 남단에서 항저우, 닝보로 이어지는 저장만에서 에너지, 교통, 건설, 교육, 의료, 건강, 양로, 테마마을, 산업단지 등 120개 프로젝트를 시행해 홍콩만에 이은 중국 2위의 해양경제벨트를 조성한다. 여기에 민관합작사업(PPP) 32건에 4천230억 위안과 산업프로젝트 88건에 1조1천억 위안을 투입한다. 이 해양경제벨트에는 푸둥(浦東) 남단, 자싱(嘉興)시, 항저우시, 사오싱(紹興)시, 닝보(寧波)시, 저우산(舟山)항등의 도시가 들어간다. 이 지역 4천600만 주민은 저장성 경제 총량의 87%를 생산하고 있다. 저장성은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港珠澳·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 건설과 광둥(廣東)성과 홍콩, 마카오를 일컫는 웨강아오만 개발 정비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일련의 초대형 사업은 이 벨트에 과학혁신, 스마트제조, 해양경제, 항만산업의 4개 경제회랑을 구축하여 해양으로 경제모델을 전환하고자 하는 메가시티형 전략이다. 2020년 저장성의 GDP는 약 6조 4613억 위안(한화 약 1122조 원)으로 지역을 맞대고 있는 상하이시의 총생산을 더하면, 같은 해 한국 GDP 1조 6,310억 달러를 훌쩍 넘겨 버린다.
위 프로젝트의 상위 전략은 중국의 세계 공략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이다. 이처럼 중국 지방 경제는 대한민국 전체 규모를 압도한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은 이런 경제와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패권과 첨예하고 부딪치고 있는 중국의 세계전략 일대일로 구상도, 지도를 보면 지리 전략이 명확해진다. 중국은 러시아오 유럽, 아프리카와 연결하였다. 이미지출처, clingendael.org)
나는 1992년 한.중 국교 수립 전부터 30년 이상 대한민국과 중국을 오고 가면서 중국 경제의 무서운 성장을 실감했다. 대한민국이 외교에서 중국을 잃는다면 세계 시장의 반절을 포기하는 것이다. 란체스터 법칙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서로 맞붙는 전투에서 시간이 지나면 양과 수가 많은 쪽이 이긴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 역시 압도적인 양에 바탕한 장기전이다. 한국은 어느 쪽에 편들아 싸울 자원이 없는 국가이다. 십자군 전쟁 때, 로마 교황청과 사라센 제국 양쪽과 거래를 했던 베네치아는 통상 국가의 생존방식을 보여준다.
충청, 중부권의 운명은 황해이다. 청주 공항에서 불과 항공 시간 3시간 거리 안에 있는 중국 저장성이 대한민국 이상의 경제를 넘는 메가벨트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을 때, 메가시티 충청권 담론에 빠진 것은 세계 도시가 되겠다는 야망과 글로벌전략이다. 인구가 억 단위로 군집한 중국의 상해, 광저우, 심천 같은 메가시티와 일본의 관동, 관서 경제벨트를 보면 한국 지방 경제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현재 진행하는 대전과 충청권 메가시티론은 생활 경제도시의 연합으로 행정 범위 속에서 소박하다. 대전 중심권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도시 경영을 국내의 지역 경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표제사진, 필자가 울란바트로 시내 기념품 상점에서 찍은 몽골제국도, 21세기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도와 놀랍도록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