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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Jun 12. 2023

해도해도 그 모양, 대화.읍내동 산업단지 전체를 옮기자

도시 재창조, 전통 공간의 개념전환. 7

알렉산더와 고르디우스 매듭



 

20만 명 이하 대전 유일의 자치구, 대덕구

 

유성과 서구가 발전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대덕구는 버림받았다. 세상에! 대전시 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지하철역과 마트, 영화관인 3M(Metro, Mart, Movie)이 없다. 계족산과 대청호라는 생태와 역사문화, 산업이라는 자산이 있지만 인구 이탈은 지속되었다. 대덕구 인구수는 1995년 20만 명 이래, 서서히 줄어 2021년 174,986명이다. 이것도 5개 구 가운데 인구 20만 명 미만으로 대덕구가 유일한 것이다. 돈 벌면 들어오는 곳과 돈 벌면 나가는 곳, 또 하나는 먹고살기가 어려워 나가는 곳이 있다. 대덕구는 그중 어떤 곳인가?

 

과학 비즈니스 벨트로 탄력받아 나날이 발전하는 유성구, 원도심 문화융복합으로 부활할 수 있는 중구, 대전의 맨해튼 서구, 역세권 호재 동구에 비해 대덕은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지? 그동안 대덕에 만만하지 않은 정치인들이 오고 갔는데, 대덕의 다운타운인 신탄진 역세 지역의 초라한 모습을 보노라면 20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신탄진동은 계족산, 대청호로 들어가는 대덕의 얼굴이 아닌가? 인구 20만 급 도시가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신탄진역에서 바라본 맞은편 전경, 대덕구의 다운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신탄진역세지역이 초라해졌다. 그래도 한때가 있었던 지역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신탄진동은 계족산, 대청호로 들어가는 대덕의 얼굴이 아닌가?)



50년 된 대덕구 노후 산업단지, 용도를 바꾸어야 한다. 

 

대화공단이라고 불렀던 대덕구 대전산업단지는 지난 1973년 공단(당시 명칭)을 조성한 당시 읍내동, 대화동은 도심에서 떨어진 변두리 미개발 지역이었다. 그러나 대전시가 1993년 세계 엑스포를 치르고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중심지 도심은 중구 선화동에서 서구 둔산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이 시가지가 확장된 현재, 대화공단은 시청에서 동심원 10km 안쪽으로 들어와 버렸다. 공단이 도심 복판이 된 것이다. 내 설명을 대전 전체를 내려보는 하늘 지도로 보면 확연히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의 역군이었던 공업단지였지만, 시대변화. 지리변화에 의해 도심 환경을 해치고,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대전산단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대전산단은 대단한 복잡계이다. 공장들이 계열화되지 않았고, 분야별로도 통합이 되지 않은 채 난립되어 있다. 대기업 지방 공장과 중견기업이 있지만, 단지에 두부, 육가공, 배터리재생, 배추김치, 종이, 목재, 재래김, 족발, 냉면육수, 깨고물, 배합사료, 타월공장과 화공공장이 뒤섞여 있다) 



산업단지는 첨단 ICT, 식품 바이오, 강판 강관, 기계 설비, 섬유 등 산업별로 공단을 나누고 있다. 분야별로 산단을 조성하는 것은 부지 효용, 환경 관리, 기업 관계의 효용이 높기 때문이다. 대전산업단지에는 월드 클래스급 중견기업인 삼진정밀과 대기업의 지방 공장인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이 있으며, 그 사이 사이에 두부, 육가공, 배터리재생, 배추김치, 종이, 목재, 재래김, 족발, 냉면육수, 깨고물, 배합사료, 타월공장과 화학, 화공공장, 페차장이 뒤섞여 있다. 대전산단은 50년이 지난 노후 산업단지이면서도, 공장들이 계열화되지 않고 분야별로도 통합이 되지 않은 채 산만하게 난립되어 있다. 전국 산단 대부분을 훑고 다녀보았지만, 이런 곳도 없을 지경이다. 

 

대전산단에는 392개사가 입주해 있으며, 4,308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몇몇 공장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기업 대부분은 첨단 업종으로 지정받지 못했거나 영세한 공장들이다. 이것이 대전의 확장과는 별개로 대덕구의 현재와 미래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무엇보다 이웃 자치구 주민에 비교해 자산에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평수의 아파트값은 서구나 유성에 미치지 못한다. LH나 도시공사가 택지를 조성해도 신축을 주저하는 이유가 공단에서 날아오는 매캐한 냄새와 먼지, 목 따가운 물질 때문이다. 

 

 

대전시는 대덕구 대화동, 읍내동 일원의 대전산단을 재생사업지구로 지정고시하고 본격적인 재정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전산단은 2009년 정부의 재정비 시범사업단지로 지정됐고, 2012년 국가 재정비 시범사업으로 확정됐다. 기존 공단(120만4천959㎡)과 주변지역(110만1천100㎡) 등 230만6천59㎡를 대상으로 사업비 4천 472억원이 투입되는 재생사업은 다음 달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다. 기존 공단 지역은 도로·공원·녹지·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현지개량방식 위주로 추진된다. 주변지역은 전면수용개발방식 등을 통해 산업용지 확충과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지원시설 용지, 물류시설 용지로 조성된다. (연합뉴스, 2021.09.28.)

 

민선 7기 대전시는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을 통해 디지털 혁신 산업 단지로 바꿔 나갈 계획"을 발표했다. 제한 업종의 완화·조정, 특별계획구역 설정 등 토지이용 효율화, 산단 대개조 사업을 통한 첨단화 및 기술고도화를 통해 스마트 그린산단으로 조성, 지역산업의 혁신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참고, 한국일보, 50년 대전산업단지, 2027년까지 스마트 그린산단 변신,2021.05.27 )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이 현상에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대덕구, 읍내동, 대화동은 시대와 지리가 바뀐 대전시에 산업형 공장이 있을 곳은 아니다. 갑천을 사이로 둔산이 있고 건너편 강을 건너 읍내동, 대화동 대전산단이 있다. 글로벌 도시 트렌드는 도심에 공장을 두지 않고 공원을 넣는다. 그 공원 주변으로 고밀도 도심을 만든다. 산업단지는 전기가 풍부하고 수량이 풍부하며 지대가 싸고 물류에 편리한 도시 밖에 자리한다. 큰 사업을 바다를 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영 효용이 크고 경제적 비용으로 시설 확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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