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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ug 15. 2023

파리(Paris), 도시마케팅의 승리

천년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6

도시와 영화, 무의식으로 파생하는 콘텐츠

 

이야기는 넘치는 도시의 증식성


영화를 본 후, 사람에 따라 여행본능이 발동한다. 사람들이 자신이 돈을 내고 영화를 보고, 수고로운 여행을 하는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문화 충돌에서 나오는 설렘과 호기심, 그 달뜬 혼란이 카타르시스가 되기 때문이다. 

 

파리에 있는 여행사가 이 영화를 놓칠 리 없다. 익스플로 파리는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를 따라 걷는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길’의 약혼녀 '이네즈' 또래의 젊은 여성이 영화 속 거리와 식당을 안내한다. 이 여성 가이드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기와 비용으로 파리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한다. 이렇게 수백, 수천, 수만의 사람들은 자신이 예술, 영화, 소비의 패턴으로 빨려가는 것에 신경도 쓰지 않고 즐거워한다. 


무엇보다 파리 공간에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영화 말고도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이 있고, 사르트르와 보부와르, 카뮈도 이브몽땅도 있다. 이런 식으로 파리를 방문하고, 파리 속에서 파리를 재생산하는 사람은 수십억 명이 넘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지구촌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프랑스의 예술, 미디어, 광고, 음식, 건축, 라이프스타일이 이렇게 문화패권이 된다. 

  

(한국의 한 도시 복합상가건물 뼈해장국집 밑에 한국 대표 빵집 파리바게트 ‘PARIS BAGUETTE’ 가 보인다. 파리의 문화 경쟁력이 놀라운 것은 파리에 와 보지 않은 사람도 ‘파리’라는 이미지를 구매하고 소비한다는 것이다. 샤넬과 루이비통 뿐이 아니라 전투기 미라주조차 파리를 배경으로 마케팅한다)



파리 여자는 차갑고 쿨했다. 


 파리는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파리를 오고 간 사람만이 아니라, 파리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스스로 발동하여 파리에 빠지고 있다. 이렇게 나는 파리에 익숙해졌다. 여기에서 익숙해졌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파리를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파리의 도시마케팅이 승리한 것이다. 우리는 끝없이 재생되는 파리에 자극받고 소비한다. 샤넬이 그렇고 루이비통과 전투기 미라주조차 파리를 배경으로 마케팅한다. 한국 대표 빵집조차도 '파리바게뜨'이니 말이다. 한국인은 132년 동안 알제리를 폭압적으로 지배했던 프랑스를 ‘인권의 나라’라고 알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파리를 먹는다. 




*표제이미지 출처, Eiffel Tic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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