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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ug 25. 2023

도시학 교과서, 도시의 성장과 변화

천년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16

기억의 추적과 도시 변화의 관찰


무역을 중계하면서 해외 도시에서 시장 진출을 위한 조사, 바이어 발굴, 투자 상담회를 실행하는 사업을 했다. 공항도 항구도 없는 내륙도시인 대전에서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열 사람 이상 만난 적이 없다. 대전에서 직업적으로 소수자였다. 






사업 무대는 해외 도시에 있었고, 늘 이동했다. 출장 대부분도 공항에 가면 누군가가 마중을 오고, 길 안내를 받는 여행이 아니었다. 견본을 싸고 지고, 시장조사를 위해 오지를 탐방하고, 수출 콘테이너와 함께 낯선 도시에 입성하는 행군이었다. 당연히 도시 인프라와 유틸리티에 지불하는 비용에 민감해지고, 생활과 비즈니스에 편리한 도시와 불편한 시설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다. 비록 비용이 더 들더라고 아름다운 도시에는 머물고 싶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가고 싶고, 살고 싶고, 투자해야 하는 도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1000년 동안 없었던 대전시의 성장, 인구 31만 명에서 150만까지, 15배의 공간 확대 

 

이렇게 대전을 거점으로 세상과 살아가는 동안, 대전시는 1989년 대덕군 전역을 편입하면서 직할시가 되었으며, 1995년에는 광역시가 되었다. 도시 면적은 1949년 대전부 시절 36㎢에서 1983년 204㎢으로, 2016년에는 지금은 540㎢로 70년 동안 15배 늘어났다. 



(옛 대전부청사. 사진 제공:대전시)



인구 변화도 나의 선화동 시절인 1966년 31만 명에서 오늘날 150만까지를 경험하고 있다. 한 도시에서 15배의 공간 변화, 5배의 인구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세대가 지난 1000년 동안, 과연 몇 번이나 있었을까? 도시 관찰을 취미로 하고 있다면 이같은 축복도 없다. 내 기억의 공간을 더듬는 것만으로 시민, 직할시민, 광역시민을 거쳐온 도시학의 교과서가 된다. 



(대전시는 흡사 아기가 자라듯이 무럭무럭 성장했다. 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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