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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Sep 13. 2023

마키아벨리의 평가, 싱가포르에서 보는 플라이휠 효과

우리는 어떤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가. 5

디자인 경제, 혁신은 돈이 아니다


다시 뜯어내고 지우는,  우리 도시의 초상화


창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이한 건축물, 산뜻해 보여도 자세히 관찰하면 어떤 건축의 모티브를 베낀 것, 철마다 하는 건물 개보수와 작년에 했던 보도를 뜯어내고 또다시 하는 공사들 .... 우리가 사는 도시의 초상화다. 


왜 디자인이 경제인가를 거듭 설명하냐면, 향후 환서해 경제권에서 들어오는 1억 명 단위의 중국인 관광객 유커와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아세안 시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8만 명이다.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할랄 관광객도 3억이 넘는다. 중국의 메가시티인 북경, 상하이, 광저우, 심천, 홍콩은 막강한 경제력으로 디자인 도시 경쟁을 주도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새 수도 ‘누산타라’와 쿠알라룸푸르도 혁신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람도, 제품도, 도시도 멋진 곳에 몰리고, 멋진 것을 고른다. 두바이에 비즈니스로 가기도 하고, 전시회 참가도 있지만, 신세계를 보기 위해 구경 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유동하는 인류에 도시는 소비제이다.  그래서 대전만의 개념으로 차별적인 디자인 파워를 가져야 공장 없이도 달러를 담을 수 있다. 


그것은 반드시 거창하고 장대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카오는 중국 광동지역 주장 삼각주에 귀퉁이처럼 달려 있지만, 남유럽풍 고건축과 현대 도시를 융합하여, 끝없이 외래인을 유입하고 있다. 


(Flywheel from P.S. Comet, 출처, geograph)



창의로운 상상력과 디자인 혁신이 일류도시, 명품도시로 가는 정신의 발현이다. 2011년 2월 17일에 마리나베이샌즈 (Marina Bay Sands Hotel)가 그랜드 오픈하기 전에는, 싱가포르에 처음 오는 사람은 머라이언 공원에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 모습을 한 채 물을 뿜는 머라이언(Merlion) 앞으로 갔다. 아니면 두리안 가시 같은 것이 박혀있는 공연장인 에스플러네이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당시 트렌드를 주도하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이십 년에 한번 꼴로 랜드마크를 바꾸고 있다. 지금은 200m 높이의 빌딩 세 개가 배 모양의 수영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마리나베이샌즈에 간다. 

  

(2006년 선거 캠페인에 등장한 리콴유(Lee Kuan Yew), 35세에 싱가포르 초대 총리에 올라 31년 동안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인민행동당 총재로서도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였다. 2015년 사망하기 전, 본인의 집이 '국가 성지'로 지정되는 일이 없도록, 집을 허물라고 지시했다. 그는 열대우림의 변방이었던 싱가포르를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지 50년 만에 1인당 GDP 6만 달러의 경제부국으로 끌어올린 ‘국부’(國父)’였다. 그는 도시국가의 생존을 말레이시아만의 관계 속에서 벗어나, 세계도시 경쟁 속에서 찾았다. ‘강력한 법치국가’를 세운 카리스마와 함께 문화 다양성을 포용했으며, 무엇보다 소프트파워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배양한 지도자였다.)



수익자동화를 실현한 도시, 싱가로프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추출되었던 변방을 세계 으뜸의 스마트 국가로 만든 지도자 리콴유(李光耀), 오늘날 싱가포르는 교통, 금융, 서비스의 글로벌 허브이다. 이 도시의 공항, 항만과 호텔은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돈을 번다. 항구에는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카고와 컨테이너들이 사용료를 내고 있으며, 석유는 나지 않지만, 원유 거래로 돈을 번다. 이 밖에도 외환, 다국가 국채 매매, 쇼핑, 교육, 관광으로도 끝없이 국부가 생성된다. 영어를 사용한 글로벌 전략, 지리 조건을 역이용한 자유경제허브, 디지털 전환과 소프트파워, 리더의 도덕성이 시스템을 플라이휠처럼 돌리고 있다. 


마키아마키아벨리의 평가, 벨리의 평가, 


플라이휠 이펙트(FLY WHEEL EFFECT)라는 것은, 처음 가동할 때에는 많은 힘이 들지만, 가속이 붙으면 관성만으로 추진력을 얻는 플라이휠(기계나 엔진 구동에 안정감을 주기 위한 무거운 바퀴) 효과를 말한다. 어럽지만 혁신으로 굴린 조직은 혁신을 거듭하며 굴러간다. 


싱가포르는 사업하기 좋은 국가 1위, 국가 경쟁력 2위, 청렴국가 5위의 세계도시이다. 자원 빈곤을 극복한 창의, 사람과 신뢰가 만드는 소프트파워, 생존을 세계무대에서 찾았던 튼튼한 글로벌 전략, 강력한 추진력으로 스스로 만든 비전을 실현했다. 춘추전국시대 한비자의 법가 사상을 현대에 구현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무질서, 지하경제의 유효성, 문화 일탈을 포용해야 삶의 도시가 된다고 주장하는 나에게 딱 맞는 도시 모델은 아니지만,  지상에 어떤 도시도 완전하지 않다.  약육강식의 15세기, 소국(小國) 이자만 생존할 수 있는 피렌체의 강소국의 전략을 고민했던 마키아벨리가 환생한다면 리콴유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것이다. 무엇보다 지리적, 인적 자원 활용을 극대화한 나라이다. 두바이는 중동의 싱가포르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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