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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Feb 25. 2023

도시 뚜벅이, 15분 도시를 위한 실측

도시재생의 전략과 공간창조 25

대전시 중구, 15분 도시를 위한 뚜벅이 실측      


15분 도시를 가늠하며 걸었다. 구 도청 옆, 원불교 교당에서 시작하여 보문교회 건널목을 건너 계룡문고 쪽을 갔다가 길 건너 대흥동 우리들공원에서 카톨릭 성당까지 걸었다. 15분이 걸렸다. 대전 문화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구역은 크고 작은 카페, 클럽, 소극장, 갤러리, 공예공방, 표구상, 골돌품가게, 서점이 모여 있다. 중구는 이곳의 도심 내 통행를 일방으로 만들어 자동차 운행을 억제하여 구역 전체를 걷는 도시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선화동. 대흥동 전체를 회화, 조각, 공연이 상시화하는 오픈 아뜰리에로 만들 수 있다. 과거 차 없는 거리가 실시했던 구 충남도청∼중앙로역(400m), 중앙로역∼목척교(350m), 목척교∼대전역(350m)구간은 제각기 특색을 살릴 수 있는 15분 도시에 적절한 면적이다.      




민선 7기 대전시는 구도청과 대전역 사이를 고밀도 혁신공간으로 조성하는 도심융합특구 조성사업을 발표했다. 이곳에 기업,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주거·문화 등이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넣어 일자리와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해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과거 도시재생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대전시 삼성동, 정동, 중동 일원에는 한때 전국 3대라고 했던 인쇄골목이 있다. 그동안 인쇄특화거리로 조성하고 지원을 했으나 쇠락은 지속되고 있다. 도시재생의 본질인 문화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인쇄기와 인쇄공장은 있는데 정작 인쇄문화, 독서문화, 책문화는 보이지 않았다. 중동 인쇄골목에서 부터 시작하여 대전천을 끼고 제2삼성교, 보문고등학교를 돌아오는 대전천 그린웨이인 인쇄.독서 거리를 만들었으면 서울 연남동처럼 시민의 사랑을 받는 길이 되었을 것이다.         

  

사진/(대전역 부근의 중앙로 한의약특화거리가 허전하게 명맥을 잇고 있다. 이런 거리는 기존의 건물을 매입하여, 약제박물관을 만들고, 쌍화탕 향기 가득한 완전히 걷는 골목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쇄골목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이 한약방 거리는 6.25 전쟁 이후 본격 조성되기 시작하여, 한때 한의원, 한약방, 탕제원 등 약 100여 개 관련 업소가 번성한 약제거리였다. 그러나 대전시가 도심, 부도심 할 것 없이 신도시를 만들고 아파트를 올리는 동안에도,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함께 전국 3대 한방약재 거리라고 불리는 전통지구를 살리지 못했다. 동구청과 관련 조합은 수험기간에는 학생, 어버이날, 어린이날, 부부의날 등에는 지역화폐와 연계하여 활인행사를 하고, 80세, 90세 어르신 기획행사를 통해 건강한 전통문화를 만들어야 했다. 축제 기간 서울에서 가수들 부르는데 몇억이 들지만, 거리를 활성화해놓으면 세금 수입을 몇십억씩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거리는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이다. 대전에는 정부출연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전대학교 한방병원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있는 전통 자원으로도 경제를 만들지 못했다)      

     

도심융합특구조성사업을 통해 유성구나 서구의 개발에 비해 소외되었던 동구 중구의 구도심에 활력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판에 박은 사고, 관성의 행정으로 창의적인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없다. 시는 참여형 리빙랩 방식으로 시민과 예술가, 마케터, 도시 전문가가 함께하는 도시문제해결형 지구별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지구 사업을 한다며, 형태가 유사한 센터 같은 건물을 짓고, 진흥원 같은 조직을 만들어 사업에 채워 넣었다. 도시 사업이 지역 경제, 도시문화,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구 도청- 대전역 사이 공간을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창의와 아름다움으로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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