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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Mar 04. 2023

오사카의 휴일, 도시와 허브 전략

관광의 도시전략 6

허브 도시, 점과 거점의 차이


출장 중에 오사카에서 휴일을 맞았다. 

우메다역 인근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한큐선 위로 전철이 달려오고 사라졌다. 오사카 체류는 업무 특성상 나고야에도 일이 있었고 고객사를 위해 도요타 자동차 본사가 있는 도요타시에도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오사카에 있으면 인근 바이어들은 불러 상담을 이어갈 수 있다. 오사카는 이런 식으로 자리를 틀고 일을 볼 수 있는 교통의 요지, 비즈니스의 허브 도시다. 대전이 한 국가의 수도 이상의 경쟁력을 갖는 상해, 오사카, 브리즈번 수준이 되려면 이들처럼 교통의 허브, 상업과 지식 산업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거점과 허브는 도시 전략의 중요한 개념이다. 

허브가 아닌 점이 되는 도시는 생략되거나 스쳐 지나간다. 도시는 허브이고 플랫폼이 되어야 지속 발전을 한다. 허브 도시는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구사한다. 허브는 중심 거점이고 수레 바큇살인 스포크는 ‘생활 시간권’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 출장을 온 나처럼 오사카에 자리를 잡고 나고야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고 다시 도요타시와 도쿄에도 다녀온다. 이렇게 허브에 거점이 있으면, 그 가방, 그 짐 다 끌고 다지지 않아도 된다. 도시를 생활의 집, 편리한 호텔로써 사용하게 된다.    



       



(오사카 우메다 야경, 가수 계은숙씨가 부르는 ‘오사카의 황혼(大阪暮色)’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거대도시 오사카는 오락, 쇼핑, 문화 지구인 우메다를 품고 있다. 일류도시에는 일류지구가 있다. 허브도시는 교통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편의와 유락을 제공한다. 이미지 출처 freepik)       


       

하나투어, 모두투어등의 여행사들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를 연결한 4일짜리 관광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오사카-규슈, 오사카-다카마츠, 오사카-나고야, 오사카-요나고 등 오사카 주변 도시를 묶는 상품이다. 한국 여행사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오사카는 체류 방문객은 배수로 증가시키고 경제는 그 이상으로 증폭시키기 위해 교통, 숙박, 엔터테이트먼트, 숙박의 모든 부분을 연결하고 있다. 관광은 볼거리 전투가 아니라 전략과 인프라를 가지고 벌이는 산업 전쟁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세계 관광 시장에서 일본의 인기가 폭발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3,0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항공, 공항, 호텔, 요식 부문에서 고용이 늘고 시설의 증편과 증축, 신규 수요에 즐거운 비명이 나왔다. 오사카는 이러한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원도심인 난파와 우메다에 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목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도시의 품격을 갖추는 것이었다.


오사카시가 유치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도 입장객 수가 1,400만 명을 뛰어 넘었다(2016년). 영화를 주제로 하는 이 테마파크가 빨아들이는 1인당 지출 단가는 10만 원으로 한 해 1조 4천억 원의 매출을 자랑한다. 수익률(ROE)은 16%로 대박! 2천 240억 원이다.           


개화기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제시한 일본의 국가 목표, 탈아입구(脱亜入欧)는 여전히 한국인을 긴장시킨다. JR 오사카역에서  극단사계와 리츠 칼튼 오사카로 이어지는 우메다의 밤거리를 걸으면 이 지방도시가 런던과 뉴욕 이상의 매력이 넘치는 문화 비즈니스 지구를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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