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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Mar 30. 2023

지방 관광공사, 자체 마케팅을 해 보아야

축제와 도시 마케팅 6

베를린 와인 트로피와 대전 국제와인페스티벌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은 대전시가 10년을 지속한 국제적 이벤트가 있다. 이 기간에 아시아 와인콘퍼런스와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AsiaWineTrophy)가 열린다. 이 가운데 아시아와인트로피는 국제와인페스티벌의 전초 행사로써 20개국의 와인 전문가 100여 명이 각국이 출품한 와인 4,000종에 대해 색과 향, 맛에 대한 심사를 한다. 그동안 대전시는 이 와인축제에 매년 10억 내외의 예산을 집행했다.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은 대전시가 10년을 지속한 국제 이벤트였다. 이 기간에 아시아 와인콘퍼런스와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AsiaWineTrophy를 열었다)




과학도시 대전에 생뚱맞은 와인? 


1969년. (주)한국산토리는 대전에서 ‘선리포트와인’을 출시했다. 한국산토리는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신인 농어촌개발공사가 일본 주조회사인 산토리와 합작해 만든 주류 기업이었다. 1968년 이 합작회사는 6,000여만 원을 투입해 대전 월평동에 공장을 짓고 1969년 한국 최초의 와인을 생산했다. 이 사실이 대전을 ‘와인 도시’로 마케팅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스페인 부뇰의 토마티나, 산 페르민, 함평의 나비축제처럼 원산지는 아니어도 도시 마케팅의 중점 도구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와인축제를 보는 시민의 시선은 따가웠다. 대전 와인축제가 살아남으려면 문화 마케팅과 비즈니스로 개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시에서 비용을 받아 치루는 관제 축제가 아니라 갤로(E. & J. Gallo), 산토리, 하이네켄,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하이트진로, OB맥주 같은 국내외 주류 대기업의 협찬을 이끌어야한다. 




그동안 대전관광공사는 국제와인페어를 통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와인 1만 여종을 한자리에서 모을 수 있었다. 페어 참가도 16개국 137개 사에 201개 부스가 들어섰고, 한해 71,000여 명이 입장했다. 행사장에서는 티켓 한 장에 레드와인부터 화이트와인, 스파클링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설렘 반, 호기심 반,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어와서 나만의 취향을 찾는 다양한 시음을 할 수 있었다. 이 기간 행사장 일원에서는 푸드 트럭들에 담긴 각국의 음식을 맛보고 공연까지 다채로운 축제를 펼쳤다.


관광공사는 시에서 위탁받은 사업을 대행사에 주어 버리는 식의 사업을 한 탓에 ‘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대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관광공사는 대전이라는 장소를 매개로 와인축제를 앞서 말한 주류회사들 말고도 네슬레와 코카콜라, CJ 같은 식품기업과도 운영할 수 있다. 시에서 주는 축제 10억 원 예산이라는 것은 인기 걸그룹이나 BTS 공연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이다. 관광공사는 축제라는 판을 걸고 스스로 투자유치를 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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