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대훈 Apr 11. 2023

그러면 안돼! GlobalStartupFestival

글로벌 창업도시 전략 4

유행따라? 껍데기는 가라창업 도시     


민망했던 Global Startup Festival 2019


필란드 헬싱키에서는 매년 세계 최대 스타트업 경연대회인 슬러시(Slush)가 열린다.

정치 사회 분양의 다보스 포럼이 있다면 스터트업계에는 슬러시가 있다. 2008년부터 매년  만 명 이상의 참가자와 1천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려는 각국의 기업 및 투자자, 미디어도 모인다. 슬러시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네트워킹을 하고 창업 경연, 홍보 쇼케이스, 투자 상담에 참가한다. 노키아 몰락으로 곤두박칠 치던 필란드 경제는 스타트업의 열기로 회복되었으면, 슬러시를 개최하는 헬싱키는 글로벌 창업도시가 되었다.                     


(Slush 2022, 인구 63만의 행실키시보다 큰 대전시도 창업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핀란드 행실키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 기간에는 2만 명 이상의 세계 각국의 창업자, 기업가, 투자가가 몰린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바스코등 글로벌기업이 후원한다. 대전의 대표 축제인 ’사이언스 페스티벌‘도 국제(Interantional) 사이언스 페스티벌로 진화하면서, ‘슬러시’같은 기술창업 이벤트를 복합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Global Startup Festival 2019에서 제공한 Slush 장면)



               

2019대전시는 2000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었다

대전시는 Global Startup Festival 2019를 개최했다. 이때 세계 최대 창업대회인 슬리시(Slush)의 안드레아스 사리(Andreas Saari) 대표를 초대했다. 이 덕분에 나는 헬싱키로 가지 않고도 사리 대표와 만날 수 있었다. 사리 슬러쉬 CEO는 생각 이상으로 거물이었다. 그는 1993년 생 대학생으로 스타트업 투자사인 Wave Ventures 를 공동 창업했고 세계 투자계의 큰 손과 교류하고 있었다.


나는 현역 시절,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북경, 남경, 상해, 도쿄, 자카르타, 서울 등지에서 수출과 투자 상담회를 개최하였고, 글로벌 창업과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각국의 멘토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전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는 이러한 글로벌 멘토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대전 DCC에서 그를 맞이한 시장, 국회의원, 기관장들은 정장에 넥타이를 하고 있었지만, 안드레아스 사리 대표는 검은색 면바지에 ‘SLUSH’라고 인쇄한 셔츠를 입고 있었을 뿐이었다. 슬러쉬의 정점은 산업계의 최강자들인 일본 라쿠텐과 중국 알리바바, 필란드 게임회사인 슈퍼셀(Supercell)등의 대표 및 CTO가 공개하는 창업 세미나에 있었다. 2019 대전에도 하드웨어 엘셀레이터인 (The World's First and Largest Hardware Accelerator) HAX의 창업자 시릴과 글로벌 창업 인큐베이팅 JUNCTION의 안티 글로벌 헤드, 실리콘벨리 오피스 공유 기업인 Wework(Softbank 투자 기업)의 메튜 이사가 나와 주옥같은 사업 노하우를 털어놓았다.      


이 자리에서 낯뜨거운 일이 벌어졌다. 판에 박힌 홍보 영상이 나왔고 이어 시장과 시의장 인사말, 국회의원 인사말, 일부 시의원 인사말, 귀빈의 축사까지 반 시간 넘게 이어졌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거기까지는 방송사들의 카메라가 전면을 메웠고 무대에서 전문 MC의 진행이 돋보였다. 그런데 정작 TED에나 볼 수 있는 글로벌 창업 스타의 강연에서는 시장부터 담당 실·국장까지도 함께 나가 버린 것이다. 행사장은 썰렁해졌다. 몇 사람만이 스타의 강연을 듣고, 몇 기업은 빈 의자를 대상으로 IR(Investor Relations)을 했다.      




 

(지방도시에서 Global Startup Festival 2019를 개최했다는 것은 대단하다. 그러나 세계 최대 스타트업 대회인 핀란드 Slush의 CEO,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헥스HAX 설립자, 세계 최대 해커톤인 Junction의 대표, 글로벌 공유 오피스의 위워크(wework) 아시아태평양 총괄디렉터는 대부분 빈자리를 보면서 강연하거나, 토론했다. 행사를 위한 행사? 글로벌 스타 초청과 행사 진행에 수억의 예산을 들였지만, 관련 대학과 산업계의 참여 없이 빈자리를 만들었다. 2019.05.22)          



그렇게 어이없는 광경이 우리 수준이었다. 그날 개막식에 참석한 높은 사람들 모두가 별 내용 없는 인사말을 돌아가며 해야 했을까? 시장도 첫 강연 정도는 듣고 가면 좋을 텐데... 적어도 관련 시의원과 기업 담당 과장, 계장은 그 자리를 지켜야 했다. 글로벌 고수의 말을 들어야 창업도시 대전의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닌가? 사흘 행사에 불과 한 시간이 지난 시각이었는데, 글로벌 창업대회 공간은 한 편의 쇼를 치르고 비어버린 세트장 같았다. 이것 말고도 많은 행사, 수억이 드는 이벤트, 기업가정신을 고양하는 행사조차도 껍데기처럼 운영했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학교, 현장형 글로벌 창업 캠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