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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pr 13. 2023

'인공지능' 부시장, 창업도시의 AI 경영

글로벌 창업도시 전략 6

AI에게 각 부서의 경영 성과를 분석하게 하고 인사권을 준다. 

이 정도 해야 도시 전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창업도시 전략 6


지식. 정보화 사회를 열은 김대중과 손 마사요시, 빌 게이츠 회담


1998년 6월 18일, 손 마사요시(한국명 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친구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과 함께 IMF 외환 위기 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손 회장은 첫 번째도 '브로드 밴드', 두 번째도 '브로드 밴드' 세 번째도 '브로드 밴드'라고 답했다. 대통령 질문이 빌 게이츠에게도 돌아갔다. 게이츠 회장은 "손의 의견에 100% 동감한다"라고 맞장구쳤다.





그다음 김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하자.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브로드 밴드를 추진하겠다. 그런데 브로드 밴드는 도대체 무엇이냐?" 그는 모르는 것에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브로드 밴드는 광대역, 하이 스피드 인터넷"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뒤 김 대통령은 도시뿐 아니라 시골과 어촌까지 초고속망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때 세계 최고 초절정 고수들에게 자문을 받은 지도자의 결단으로 한국의 통신망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보화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 5G가 이끄는 산업이 그 시대의 산물이다.


그날 청와대 오찬에서 세 사람이 주고받았던 것은 초고속 정보 전달 체계에 대한 개념이었고 이후 청와대가 그린 것은 도서 벽지까지 고속망을 깐다는 전략 설계였다. 그때 김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세한 기술과 이해를 뛰어넘어 국가 설계에 대한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렸고, 탱크주의 배순훈 장관이 이끄는 정보통신부는 국가 전략을 튼실히 실행했다. 

 

김 대통령과 세계 IT 계 두 거물의 청와대 회담은 창업도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창업도시의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가? 산업의 역사에 시사하는 바 크다.

 

지난날은 석탄, 석유, 철, 플라스틱이라는 재료로 산업을 만들던 시대였다. 오늘날에는 이전에 없었던 데이터, 클라우드, AI, AR, VR 등으로 기업을 만들고 산업을 키운다. 4차 산업 혁명 사회로 집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거의 모든 정책, 집행, 평가는 굴뚝 시대의 인재들이 산업 사회 방식으로 생산하고 의사 결정을 한다. 페이북보다도 먼저 온라인 소통을 주도했던 싸이월드, 혁신적인 다이얼패드인 새롬기술, 유튜브보다 먼저 시작한 판도라 TV들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을 텐데, 철 지난 한국 산업 생태계에서 질식한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은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스타트업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집행되고 있다. 3만 3천 개의 벤처기업에, 신설 법인 수는 10만 8,874개로 최다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 그러나 정부가 육성하는 창업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미래를 만드는가? 아니면 고용을 담보할 수 없어 3포 시대의 젊은이를 사회적 책임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광역도시의 한 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창업 지원을 받으려면 꼭 들어맞는 서류를 만들기 위해 손과 발이 묶입니다. R&D에 공들일 시간도, 밖으로 뛰어나가 영업할 여유도 없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 현실 속에서 좀비가 되고 있어요.” 창업도시는 서류 행정이 아닌 야성을 키워야 한다. 


일론 머스크 같은 젊은이가 대전에 나 올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세한 규제와 법리를 뛰어넘어 위험을 감수하는 실리콘 밸리와 중관촌처럼 '죽자 살자 Only one'을 만드는 도시 문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인이 된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은 산업사회와는 다른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했던 선구자였다. 대전에서도 많은 활동을 한 그는 의료 진단기 메디슨의 창업 경영자면서도 『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길 유라시안 네트워크』부터 여러 책을 낸 인문학자였다. 공학자였지만 인문적 바탕으로 벤처 생태계를 설계했다. 대전시에서 이민화 창업상을 제정했으면 좋겠다. 











김대중, 손과 게이츠 회동 이후 21년이 지난 2019년. 손 회장은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만났다. 손 회장은 “지난 20년간 1인당 GDP가 일본이 1.2배, 미국이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창업도시를 위한 도시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대전시는 한 대학을 통째로 인공지능 대학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가? 아니면 대학원 과정 전체를 ‘인공지능 대학원 대학’으로 만들고, 손 회장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 투자를 유도하며 총장에 ‘인공지능’을 임명한다면? 창업도시 대전시 부시장에 ‘인공지능’을 임명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이 AI에게 각 부서의 경영 성과를 분석하게 하고 인사권을 준다. 이 정도는 해야 도시 전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삶의 양식과 산업이 변하는 전환의 시대는 도시 방향, 경제정책, 창업진흥 ... 개념설계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K 글로벌타임스, 강대훈 칼럼,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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