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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pr 22. 2023

중관촌과 판교, 창업도시 어떻게 만들었나?

글로벌창업도시 전략 10


하루에 49개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창업 메카 북경 중관춘



(세계 최대급 산업혁신 지구, 북경 중관촌으로 진입하는 도로. 이 사진을 보니까 이런 장면을 담으려고, 팔다리에 수고가 많았다. 가다 말고, 육교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고 ...)




북경 조어대(釣魚臺)에서 열리는 국가급 투자 유치 대회 China EV 100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에 왔다(2017년). 조어대는 중국 국가 주석이던 모택동과 수상 주은래가 살았던 저택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수많은 국가 귀빈이 묶고 회담을 했던 중국 국가 영빈관이다. 이런 영빈관을 벤처창업대회에 내어 준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얼마나 기술창업자를 우대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북경 조어대(釣魚臺)에서 열리는 국가급 투자 유치 대회 China EV 100 결선 장면. China EV 100는 전기자동차 부문 기술 창업 대회로써, 중국 전역의 예선 심사에서부터 결승까지 2년 동안 실시한다, 조어대는 중국 국가 주석이던 모택동과 수상 주은래가 살았던 공공 저택이었다. 세계 귀빈을 초대하는 국가 영빈관을 벤처창업대회에 내어 준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얼마나 기술창업자를 우대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이곳에 있었던 나 역시, 무엇인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으쓱한 기분이 들었다)



중관춘 기업 매출 430조, 글로벌 인재, 자금 빨아들이는 블랙홀

 

투자유치 대회 China EV 100를 마치고는 북경 하이뎬(海淀) 구에 자리한 IT 클러스터 '중관춘'을 찾았다. 중관춘은 베이징대학(北京大學), 칭화대학(清華大學)이 있는 베이징 시 하이뎬 구 내에 있다. 이곳 2만여 기업에서 연간 4,200억 달러(430조 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기업들의 50%가 IT 회사이고, 생명 과학, 신소재 등 첨단 기술 기업이 그 밖을 채우고 있다. 3,000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6조 3,000여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중관춘 관련 글에서 이런 계수는 큰 의미가 없다. 이 순간에도 중관춘은 세계 최고 인재와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융합하고 폭발하며 증강하기 때문이다. 북경의 중관춘과 심천의 화창베이는 미국 실리콘 밸리의 패권을 넘어서고 있다. 

 

 

사진(활기가 넘치는 중관촌의 한 창업 카페,2019)




칭화대학의 기술 지주회사인 투스파트를 방문했다. 투스파크는 칭화대 학생과 칭화대 출신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창업인큐베이터’를 운영한다. 칭화대 교수나 투자 전문가가 창업자를 대상으로 1대 1 창업 상담을 해 준다. 

이노웨이(innoway) 거리로 갔다. ‘창업카페 거리’다. 2011년 ‘처쿠(車庫)’라는 창업자를 위한 카페가 들어선 이후 창업 공간이 커피숍처럼 들어서고 있다. 물론 맵시 있는 음료 카페도 있다. 예비 창업자들은 카페를 자유로운 업무공간으로 사용하면서 또 다른 창업자와 협업하고 투자자를 만난다. 창업 공간이 집적된 창.업.문.화. 거리다. 거리의 한 창업 카페에서 매주 열리는 기업 IR을 참관했다. 학교 교실 같은 곳에 젊음이들이 빽빽이 모여 투자유치를 위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창업 설명회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를 만나면 스케일업을 위해 카페 거리를 떠난다. 이러한 창업 문화 속에서 매년 한해 매출 1억 위안(한화 200억 원)이 넘는 회사들이 탄생한다. 

 

 사진/(북경 중관촌의 창업거리 INNOWAY)



중관춘과 41개 대학, 중국 전체 벤처투자 1/3 몰려

 

중국은 국가 자체가 거대한 혁신 플렛폼이 되었다. 중관춘의 그 혁신의 핵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 등지에서 귀국하여 창업하는 사람이 2만 명이 넘는다. 중관춘에서 중국어와 영어가 동시에 들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해외에서 유턴한 인재에 대한 지원이 촘촘하며 파격적이다. 글로벌 인재가 유턴하면 10억 원 상당을 지원한다. 중관촌에 있는 베이징대, 칭화대를 비롯한 41개의 대학도 이곳 과학기술 단지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창업의 도시 경쟁력은 미국보다 위력적이다. 나의 젊은 파트너인 레오 박사도 타이완 출신으로 북경으로 넘어와 투자 유치를 중계한다. 

 

중관춘에는 세계 1위 PC 기업 레노보, 바이두, 중국판 애플인 샤오미, 칭화대(靑華大), 칭화사이언스파크(靑華科技園), 베이징대, 레전드 캐피털, 중국 최대 창업 인큐베이터인 촹신궁창(創新工場·innovaiton works)이 줄지어 버티고 있다. 중관춘으로 중국 전체 벤처 투자액의 3분의 1이 몰려든다. 

 

(중관촌에서 창업하여 미국 Nasdaq 상장한 기업을 표시하고 있다. 대전벤처의 목표 역시도, 코스탁 상장 뿐이 아니라 나스닥 입성을 해야 한다. 중관춘에서 창업해 세계 주요 증시에 상장한 기업 수는 2013년 230개 기업이었다)



한국의 네이버라고 할 수 있는 바이두도 2000년 중관춘의 허름한 공간에서 창업했다. 이 회사는 2020년 매출은 2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해 네이버의 매출은 7조 규모이다. 바이두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14개 이상에서 1억 명 이상의 유저가 있다. 바이두는 인터넷의 강자뿐이 아니다. 스마트 글라스와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술 생태계를 위해서는 M&A시장이 필요하다. 나는 북경에 며칠 묶으며 중관촌 위원회, China EV 관계자, 투자사를 만났다. 중국 기업의 목표는 선명하다. 구글과 같은 미국 기업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들은 오라클도 시스코도 돈으로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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