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초등 입학, 다시 한번 찾아온 맘고생의 쓰나

by 터닝포인트

유치원 선생님께서 아이가 이제는 친구들을 때리지는 않는다고 하셨고 예전처럼 매일같이 전화가 오지는 않았기에 조금은 나아졌다는 일말의 기대감과, 한편으로는 7세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유치원을 선택해서 보냈었고, 담임선생님이 매우 말을 아끼는 분이셨다는 점,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이 민준이를 좋아해도 엄마들이 싫어했다는 점 등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와중에 점차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다가왔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그동안 잠시 쉬고 있었던 아동발달센터의 수업도 다시금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한글을 못 뗀 아이였기 때문에 가정방문 학습지 선생님을 동원하고, 어디선가 과학 학원을 다니며 한글을 뗐다는 얘기를 들어서, 내 기준으로 약간 먼 소수 과학 학원도 매주 라이딩해 가며 나름대로의 초등 입학 준비를 했다. 그동안 유치원에서도 한글 수업을 했고, 학습기도 집에서 꾸준히 시켰는데 왜 이 아이는 아직도 백지상태인 것일까? 다른 아이들은 유튜브만 보고도 스스로 떼기도 한다던데… 여담이지만 이런 백지상태가 초등학교 2학년까지 이어질지 상상도 못 했다… 참 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아이다.


그리고 대망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친했던 유치원 친구 엄마를 만났는데 여전히 반응이 싸늘했고, 입학식은 기쁜 날이 아니라 언짢고 걱정스러운 하루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아이를 등원시키고 일을 하러 가면 첫 한 달간 아이가 과연 의자에는 앉아 있을지, 수업 시간에 엉뚱한 말을 하지는 않을지가 걱정돼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입학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학부모 참관 수업이 있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를 갔는데, 아이가 사람들이 많으니 흥분을 했는지 나를 보면서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 엄마~”라고 부르더니, 교실 앞에 나가서 갑자기 춤을 추고 “엄마, 사랑해~”라고 소리도 지르는 통에 담임 선생님도 당황하고, 그 부름의 주인공인 나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정도였고, 같은 반 학부형들 앞에서 얼굴 표정 관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와 나는 좁은 동네에서 어느덧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내 귀에만 들리지 않을 뿐 온 동네에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예전처럼 학교에서 매일같이 아이가 과잉행동을 해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 아이가 친구를 때리는데, 잘못하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학교폭력위원회? 내 아이가?’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결국은 결단을 내릴 시기가 온 것이다. 바로 ADHD에 가장 효과가 좋다는 약물 복용의 시기가! 그것만은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복용을 하고 보니 진작에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선입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이의 약물 복용이 시작되었고, 정말 다행히도 효과가 좋은 편이어서 문제 행동으로 학교로부터 전화가 오는 일은 사라졌다. 이때 내 기분이 어땠냐 하면… 이 약물을 개발한 분에게 큰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내 속으로 낳았지만, 내 맘대로 조정되지 않았고 백 마디 말을 해도 행동 교정이 안되고 늘 단체 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내 속을 그렇게도 썩였었는데 이렇게 아침에 약만 먹이면 그 어떤 훈육이나 교육보다 효과가 좋았으니 말이다. 학교에서 전화를 받아본 엄마는 알 것이다. 선생님으로부터 한번 전화를 받고 나면 일주일간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두통이 오고 그것이 아이에게도 짜증으로 전가되고, 학부모 항의라도 받는 날에는 온통 일상생활은 마비가 된다. 수업료가 무진장 비싼 아동발달센터 수업을 아무리 들어도 개선의 효과가 전혀 없었는데, 약 몇 알로 한방에 해결되다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날라리 천주교 신자지만 이 때는 정말 신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개인적인 사정으로 2026년 3월까지 여유가 없어서 잠시 글쓰기를 멈추었다가 다시 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활발히 풀어보겠습니다! 2025년 다들 잘 살아내셨고, 20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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