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타임으로 내가 일하는 시장통의 만두집 앞에는
땡볕이 내리쪼이는 두 시에서 네 시 사이에
한 여인이 와 있다
부시시한 긴 머리를 한쪽 어깨로 늘어뜨리고
길게 찢어진 눈 새초롬히 뜨고
갖춰 입은 정장에 핸드백까지 매고
그저 하염없이 서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나 하면 다시 나타나있다고
말을 걸어봐도
물을 갖다주어도
굳게 닫힌 입술과 차가운 눈길
오히려 째려보기까지 한다는
꼭 우리 만두집 앞에만 와서 서 있는다는
매일 아침 나에게 육십네개의 만두통을 닦도록 시키는
서른 두살 더벅머리 만두장 아저씨의 애인이라며
홀 아줌마들과 카운터 언니는 장난스레 웃는다
뭔진 몰라도 이곳에서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라며
입방아만 무성할 뿐
"만두장 애인 또 왔네!"
호들갑스러운 홀 아줌마의 외침에
또다시 땡볕의 오후가 저물어 가고
나는 교대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