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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Jan 15. 2018

CES 2018..."삐딱선 탄 관전 포인트 10개"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8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운데, 이를 참관하고 돌아온 입장에서 소소한 관전 포인트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다들 핵심 관전 포인트를 잘 정리한 글들이 많으니 여기에서는 약간 삐딱선을 탄, 시각을 달리한 관전 포인트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 전기가 짱짱맨
CES 2018 현장이 암흑속으로 젖어들었습니다. 10일(현지시간) 갑자기 정전이 됐기 때문. 기자실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면서 와이파이로 한국에 기사를 송고하던 기자들은 저마다 괴성을 지르며 머리카락을 싸잡았습니다. 정전은 약 2시간동안 이어졌으며, 나가는 사람은 붙잡지 않았으나 다시 들어올 수 없게 입구는 완벽히 통제됐습니다. 처음에는 테러가 난 줄.


올해 CES 2018은 인공지능의 진화, 스마트시티, 초연결 사물인터넷 사용자 경험 고도화 등 다양한 전자 ICT 업계의 발전이 핵심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인텔리전스의 개념을 내세웠고, LG전자는 씽큐를 전면에 내 걸었다. 그런데 CES 2018 정전은 귀중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전기가 짱짱맨. 저전력 기술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체감했으며, 보다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인프라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수줍은 클로이와 아이보
LG전자는 8일(현지시간) 글로벌 프레스 행사에서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LG전자 미국법인 데이빗 반더월(David Vanderwaal) 마케팅총괄이 무대에서 LG 클로이에 말을 걸었으나 전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 인공지능과 로봇의 연결에 스마트홈을 더한 기술력을 보여주려던 LG전자 입장에서는 경악할만 일입니다. 덕분에 무개 뒤 관계자들은 혼비백산했다고.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 공개 행사에서 불거진 페이스ID 시연 불발이 생각납니다. 무선랜 오류라는 설명입니다.


소니 아이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서 첫 공개됐으나 야심차게 나온 해외 첫 출장에서 시연 중 중단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귀엽게 팔다리를 놀리다가 갑자기 정지...두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줍니다. '세상일이 다 내 마음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천재지변
전기가 짱짱맨의 연장선입니다. 이번 CES 2018 기간 라스베이거스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덕분에 야심차게 부스를 준비한 구글의 부스가 침수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덕분에 오픈을 하루 미루는 대참사가 벌어졌어요. 부스 근처로 가보니 천장에서 물빼는 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구글 부스는 야외에 있어서 벌어진 일입니다. 참고로 맞은편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관계자들이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구글 부스의 침수 복구작업을 구경하고 있더라는...여담이지만 구글 부스가 오픈된 후 직원들은 더운 날씨에도 스키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가 사막이다보니 비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소소하게 내린 비에 거리 곳곳이 물에 잠기고 에스컬레이터도 작동을 멈췄습니다. CES 2018 메인 내부 부스에도 비가 줄줄 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글이 원하는 것
부스 침수로 체면을 구겼지만 올해 CES 2018의 주인공은 구글이었습니다. 지난해 가전제품회사들이 아마존과 협력해 외연을 확장한 것을 의식, 올해는 작정하고 라스베이거스 전체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깔았습니다. ICT 기업 입장에서 하드웨어의 전자제품업체들과 연합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넓히려는 시도며, 가전제품회사들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의미있는 합종연횡.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를 유심히 봤는데, 빅스비와 타이젠으로 독자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과 LG전자가 ICT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승부를 본다면 삼성전자는 '내가 다 알아서 한다'입니다. 물론 고동진 사장은 "우리도 협력한다"고 말하지만 방식 자체가 달라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중국 대박? 이젠 뭐...
CES 2018 기사를 보니 중국이 지배하고 있다! 뭐 이런 기사가 많은데..맞는 말이지만 이제는 뭐 새삼 놀랄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냥 중국이 짱짱이에요. 화웨이와 하이센스, 콩카 뭐 등등등 중국이 메인 맞습니다. 한 2, 3년전부터요. 로봇은 중국이 50%를 넘겼습니다. 중국 대박이요? 아직도 모르셨어요? 이제 놀랄 일도 아닌듯.

#어, 형이 왜 나와?
구글이 원하는 것의 연장선입니다. 글쎄 알리바바의 부스가 있더라고요. 글로벌 프레스도 했고요. 가전제품행사에 알리바바라. 왜? 부스는 내실이 없기는 했습니다. 그냥 알리바바 인공지능, 클라우드, 알리페이를 광고했는데. 전 이들의 참가 자체가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구글이 원하는 것과 같아요.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를 강력히 원하고 있습니다. CES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디스플레이 전쟁
그래도 가전의 왕자는 TV. 삼성전자의 더월과 마이크로LED, LG전자의 OLED 협곡이 CES 2018의 스타였습니다. 인공지능과 TV가 만나고 그 경계가 민간과 상업을 넘나드는 현장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시각으로 보는 디스플레이의 개념이 절묘하게 인공지능과 같은 ICT 기능과 만나는 장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스마트시티
CES 2018의 자동차는 뭐...이것도 이제는 놀랄 일이 아닌듯 합니다. 온갖 자율주행차가 나왔습니다. 현대차처럼 수소차를 메인에 거는 패기를 보여준 곳도 있었지만 뭐 대부분 자율주행차가 수두룩...중국의 바이톤은 현대차 부스 앞에 있었는데, 클래스가 다르더군요. 현대차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에 제가 가진 10 리플코인 겁니다.

올해 CES 2018은 스마트시티에 대한 담론도 나왔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제 막 아젠다를 던진 수준입니다. 스마트홈의 사용자 경험을 외부로 연결하는 것이 자율주행차며 이것이 스마트시티로 이어지는데...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현장에서 뚜렷한 로드맵이 나오지도 않았고 그냥 '이렇게 있다'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모르죠. 세상은 더 빨라지니까...그래도 일단 스마트홈 비즈니스 모델부터 확실하 하고요. 그 다음 우리의 논의 포인트는 나왔습니다.


#상상력의 부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참 대박이지만, 또 아쉬운 것이...아직은 '세상에 우리를 보여주고 알리자'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글쎄요...CES 2018 현장에서 느낀 관심은 더 높은데 뭐랄까 '아직 우리는 쪼랩이니까 우리를 알리는 것에 집중하자' 뭐 이런 느낌. 그렇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충분히 역량이 있으니 상상력을 더 발휘해 아젠다를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도요타는 이팔렛트라는 자율주행차를 공개했어요. 내부가 텅 비어있는데 상점도 되고 약국도 된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의 개념을 넘어 온디맨드라는 상상력을 더했습니다. 디디추싱과 아마존과도 협력한다고 하네요. 이런 파격적인 상상력이 삼성과 LG에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대단해요"라고 말하는 것은 뭐..다 아니까, "우리가 최고수준이니까 이런 것도 제시해본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기술의 속도
CES 2018 기간 제일 감탄한 것. 바로 우버였습니다? 세상을 바꿨더라고요. 호텔에 우버 전용 픽업이 있고 어찌나 빠르고 저렴한지..CES 2018에서 확인한 기술의 향연만큼, 실생활에서 이동의 개념을 바꾼 우버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글쎄요. 자율주행차 시대가 빠르게 올까?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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