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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Jan 23. 2018

최강의 넷플릭스, 뭘 더 보여주려고...

지난 분기 구독자 830만명 증가


최근 국내 굴지의 S전자 사람들과 식사를 하던 중 넷플릭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스마트TV 선탑재, 유료방송 앱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는데 S전자 사람들의 말 중 가장 인상깊었던 말. "넷플릭스가 슈퍼갑이에요" 많이 듣던 말이지만 과연 그럴...네. 단연코 그렇습니다. 넷플릭스와 호환이 잘 되도록 TV 인터페이스까지 바꾸는 마당인데요 뭐.


넷플릭스가 지난 분기 구독자수 830만명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198만명, 해외에서는 무려 636만명. 지난해 말 현재 1억1천76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분기 매출은 32억9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41센트입니다.


화려한 행진입니다. 지난해 3분기 구독료를 1달러 인상하자 많은 사람들은 신규가입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멋지게 이겨버렸어요. 찬사를 보냅니다.


리드 헤이팅스는 이례적으로 실적발표 현장에서 디즈니를 거론하며 경계감을 보였습니다만, 전 개인적인 생각으로 넷플릭스에게 디즈니, 혹은 10억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한다는 애플은 '단기적으로' 큰 걱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는 갑툭튀한 곳이 아닙니다. 차근차근 콘텐츠 역량을 쌓았고, 치밀한 노하우로 콘텐츠 큐레이션 기법을 발전시켰습니다. 각 지역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콘텐츠를 수급하거나, 수급받으면서 거점 사업도 벌이고 있으며 컴캐스트나 버라이즌 등 협력의 볼륨도 큽니다. 우리는 O2O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기술적으로 보면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배달의민족만 봐도 무조건 온라인에서 앱 잘만들어 성공한 것이 아니에요. 오프라인에서 사장님들 만나며 바닥을 다지며 팬덤을 이끌었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실적이 주춤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많은 실험을 했고, 오리지널 콘텐츠 실험에 전사적으로 나섰으며 협력 파트너들과 내공도 쌓았습니다. 이건 단기간에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디즈니는 거대 콘텐츠 제공자이기에 당장 넷플릭스를 넘보기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중심 마인드로 플랫폼 사업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폭스 인수로 훌루 지분을 인수한다고 해도 이 부분이 진짜 강점이라면 애초에 훌루가 더 다양한 사업자들과 연합했을때 넷플릭스를 눌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스포츠 ESPN과의 협력이나 기타 애플도 뭐 비슷한 생각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협력하고 소니 픽처스 임원을 데려오는 한편 막대한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규모면이나, 질적이나, 심지어 마케팅 측면에서 스마트폰의 애플이 넘어야 할 산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아이폰 매출 비중을 55%로 낮췄다고 하지만요.


저는 오히려 넷플릭스의 진짜 위기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성과를 거둔 지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의 저력은 냉정히 말해 오리지널이라고 보기보다 콘텐츠 협력, 파급력, 영향력에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지금까지 많은 글로벌 가입자를 끌어모았습니다. 다만 요금인상이라는 카드를 이미 쓴 상태에서 글로벌 가입자 유치에 언제까지 재미를 볼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보게되는 시대가 온다면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은요?


넷플릭스는 OTT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때문에 필연적으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당할 수 밖에 없으며, 후발주자들은 모두 넷플릭스의 방식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가히 넷플릭스류 문하생들이에요. 요금 인상 카드 만지작거리거나 오리지널 콘텐츠 만들거나. 그러나 새로운 길을, 그것도 해외시장까지 영리하게 개척한 후 넷플릭스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나이를 먹는것은 싫지만 전 요것을 빨리 확인하고 싶네요. 물론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이상의 파트너십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회사이기도 하고요. 넷플릭스에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다음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혹은 어떻게 지킬것인가. 전 상상이 잘 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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