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3의 비밀을 찾아서
최근 O2O 스타트업들이 소위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멱살 잡을 기세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여기서 직방과 다방도 전쟁을 벌이고 있지요. 여지없이 제 기사 인용 들어갑니다.
[최근 O2O를 표방하고 나선 국내 기업들의 전투가 점입가경이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O2O의 관점에서 온디맨드 방식으로 잡아내는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한 생존싸움을 거듭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신경전을 벌이고 직방과 다방이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벌이는 한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수수료를 넘어 광고문제로 충돌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우연히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박성민 본부장님과 연이 닿았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사무실에서, 뜨끈한 부대찌개를 먹으면서, 흡연구역이 있는 인간미 넘치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유순 대표님은 바쁘셔서 인사를 못했지만(다무룩.ㅠㅠ)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출입처인 삼성전자에서 가열차게 일하다가 약속시간인 26일 오전 11시 30분에 맞춰 길을 나섰습니다. 눈이 오더군요. 길을 잃었습니다. 덕분에 약간 늦게 다방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과학기술회관 4층, 언덕길을 넘어야 했습니다.
다방 사무실에 들어서니 혜리가 맞이해 주었습니다. 조용한 사무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 본부장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미팅룸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 이야기를 다 전할 수 없지만! 몇 가지만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다방의 중심전략! 많은 분들이 기사를 보고 ‘다방이 사업 다각화에 나서나 보다’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는데요. 박 본부장님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다방의 전략을 보자면, 발전적 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 그리고 사업 확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지난번 간담회 때 왔던 기자들은 ‘사업 확장’에만 집중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1인 가구 맞춤 신규 사업’과 ‘공공 서비스 확대’가 그 대상인데요. 이건 메인이 아니라고 하네요!
박 본부장님에 따르면, 다방은 부동산 포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부동산에 집중한 전략적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발전적 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가 메인이라는 거죠.
먼저 발전적 서비스에서 올해 1분기 오픈할 부동산 매매 시스템, 허위매물 방지 시스템을 비롯해 2분기 거래 활성화 시스템, 4월 부동산 특화 금융 서비스부터 보죠. 부동산 매매 시스템은 월세에 집중된 다방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겁니다. 허위매물 방지 시스템은 직방이 대대적으로 발표한 부분과 비슷해요. 허위매물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한편,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거죠. 직방이 발표한 것은 이미 다방도 다 하고 있다는 사실.
여기서 재미있는 대목 발견. 허위매물은 헤이딜러 논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O2O 스타트업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 접근하는 직방과 다방의 스탠스가 약간 달라요. 직방은 엄격한 가이드라인으로 허위매물을 근절하겠다고 말하지만, 다방은 아예 오픈소스로 모든 걸 공개해 긍정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자연도태 방식을 취하더군요. 이런 차이의 이유, 조금 있다가 설명할께요.
거래 활성화 시스템은 다방의 부동산 집중 전략의 단면인 거 가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부동산 특화 금융 서비스! 이거 쫌 있어 보였습니다. 월세 및 관리비를 결제하는 시스템을 가져가겠다는 거예요. 소득공제 및 캐시백도 운영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월세를 자동으로 이체할 수 있고, 소득공제도 자동으로 계산되는 겁니다. 캐시백은 월세 30만 원에 2만 원 수준!(가정) 요거 괜찮아 보이더군요.
결국 발전적 서비스는 부동산 그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다방의 전략이 뚝뚝 묻어났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도 마찬가지예요. 공인중개사 전용 앱과 임대관리업자 앱을 출시한다고 해요. 전형적인 카카오택시 모델입니다. 이게 메인이었습니다. 다방은 부동산에 더욱 집중한다!
이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직방과의 분쟁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음, 별로 관계가 좋아 보이지는... 그저 잘 풀리길 바랍니다. 다방 외 비슷한 업체 분들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신다고(쿨럭) 하시더라고요. 그 외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다방에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연적인 직방과의 비교? 아니면 오버랩? 보겠습니다. 다방은 기술인력이 10명을 넘긴다고 하더군요. 모든 사업을 오픈소스로 풀어내고요. 다만 제가 아는 직방은 최근까지 발로 뛰며 자료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적인 관점에서 사업(투자를 받거나,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투입하거나)을 합니다.
많이 달라요. 직방은 말 그대로 “직접 발로 뛰어 내가 고객의 방을 구해준다!”면, 다방은 “엔지니어가 좋은 기술을 오픈소스로 풀어낼 테니 고객들이 알아서 노세요. 다만 찌질하면 아웃입니다”라고 말하는 분위기입니다. 직방이 세련된 자금의 운용과 마케팅에 능하다면, 다방은 기술자 마인드가 번득인다는 느낌?(그러고보니 직방이 투자받은 게 얼마더라...ㄷㄷㄷ)
박 본부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우리는 올해 지상파 광고 안 합니다. 추후 광고를 전혀 하지 않을 생각도 있어요. 좋은 기술과 서비스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려오니까요” 마케팅이 아니라, 조만간 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으로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오며 스테이션3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박 본부장님이 말씀하십니다. “스테이션3 무슨 뜻인지 아세요?” 몰랐습니다. 기차역, 플랫폼 사업자, 삼위일체 뭐 이런 건가? 그때 박 본부장님이 이야기해줍니다. “역삼이라는 뜻이에요. 다방이 처음 역삼역 근처에서 창업 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