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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Apr 02. 2016

가상현실,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적절한 순간의 필요성과 연결고리

가상현실 전성시대. 지금 딱 이 단어가 어울리는 순간이 아닐까요?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를 시작으로 소니의 PS VR, 밸브와 바이브의 미친 합작품까지. 구글 카드보드에 중국 폭풍마경 등등등.

여기에 뭐 엄청나게 많죠. 삼성전자 모바일 AP에 가상현실 기능이 삽입되고 구글은 웹사이트에 가상현실을 삽입하는 도구도 소개했어요. 포르노 업계도 대동단결하고 교육 및 문화, 의료 등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치 열병처럼 가상현실 신드롬이 번지고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기술들이 미친듯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원년이네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전제한 점은, 가상현실 대세 맞습니다. 올라타야죠.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고 뭔가 새로운 팔거리를 찾아 떠도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즐거운 사냥감을 찾은 겁니다. 성공하면 좋고, 분위기도 좋고, 당연히 성공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불안지점이 있어요. 헤드셋 무게와 제조사 중심의 생태계 확장, 그 외 인프라 구축까지 100%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시각적인 부분에만 방점이 찍혀있어요. 3DTV 시절 나왔던 대부분의 불안함이 가상현실 시장에서도 대부분 보입니다. 물론 3DTV와 다른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헤드셋 무게나 기타 운용에 대한 기술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콘텐츠 생태계, 뭐 많이 부족하지만 돌아가기 시작했고요 그 외 3DVT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충실히 복습하고 이겨내는 분위기 맞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거시적으로 생각하면 딱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바로 '평정심'이에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꺼지고 오랜 고통의 시간이 지나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달랐어요. 스타트업 전성시대에는 광풍과 같은 묻지마 투자가 아니라 VC나 사모펀드로 대표되는 스마트머니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체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하고 육성해 로드맵에 맞게 선순환 구조를 이뤘죠.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각 스타트업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며 시장 자체가 가열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은 기업 IPO 숫자로 크게 줄일 정도로 업계를 위축시키고 있어요. 과도하게 몰리는 자금이 눈치를 보면 움찔거립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붕괴를 경고하는 경고등 중 하나에요.


가상현실도 비슷해 보입니다. 시장 자체가 지나치게 가열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직 초기이고 그런 으쌰으쌰 분위기가 필요하지만 너무 빨라요. 빠르게 먹는 밥은 체하는 법입니다. 물론 이걸 누가 조절할 수는 없는 법이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죠. 다만 현재 분위기가 그렇다는 겁니다. 다들 너무 급해요.

그러나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연결고리입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을 '미래 소통의 플랫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뒷받침해줄 기술적 진보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다는 기초적인 상식과 더불어, 가상현실을 활발하게 만들어줄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단말기의 스펙 수준, 혹은 5G와 같은 통신기술을 말합니다. 그래서 걱정이 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빠르게 연결하고 구동시키는 기본적인 플랫폼이 부재한 상태. 과연 뛰어난 기술, 사용자 경험만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 감염이 됩니다. 숙주에서 환자로 이동하는 매개가 필요해요. 가상현실에서는 이게 없거나, 있어도 아직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부정적인것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점을 찾고 있어요. 하지만 사용자 경험의 욕구가 현존하는 기술의 발전을 지나치게 뛰어넘는 순간, 오히려 분위기가 식어버릴 수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는 오겠죠. 다만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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