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진홍 Apr 27. 2016

소셜 인플루언서, 하늘에서 강림한 내 옆의 플랫폼

폐쇄형 SNS를 만나다

요즘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가 화두입니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이 역시 영역파괴의 분위기를 타고 최근 다양한 영역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소셜네트워크 인플루언서가 관심을 끕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인'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데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 소셜 인플루언서는 이은영 전 메이크어스 커뮤니케이션 총괄 이사,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디렉터(...피자)와 도안구 기자, ㅍㅍㅅㅅ의 이승환 수령(좀 애매하지만) 등이 있네요. 정주용 칼럼니스트(대표)도 포함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죠.


여기서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습니다. 소셜 인플루언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뜨고 있을까? 사람들은 그 이면에서 뭘 바라고 있을까? 이걸 하나의 직업군으로 봐야 할까? 맞다면 어떻게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까?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있다면 뭘까? 상상의 나래를 약간 펼쳐봤습니다. 

'풀뿌리 플랫폼' 더 비긴즈
생각해보면, 인터넷의 등장만큼 인류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아이템이 없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의미는 역시 '다양한 목소리'겠죠. 이걸 집단지성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가상의 공간에서 오프라인의 객체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만남,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O2O는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여기서 어렵고 복잡한 정책적, 기술적 변화는 무시하고 날것 그대로 생각해 보자고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자, 이제 저는 네티즌이 되었습니다. 뭘 먼저 했을까요? 게임을 한 사람도 있고 포르노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다음 메일을 파고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아주 그냥 핫플레이스였어요.


커뮤니티의 등장입니다. 이후 저는 커뮤니티의 종류가 포털에서 제공하는 것 외에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PGR을 알고 디씨의 존재를 눈치챕니다. 이런 꿀잼이! 그리고 현재, 바로 지금도 이러한 커뮤니티는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발휘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를 제 마음대로 '풀뿌리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두둥. 왜 풀뿌리냐? 각자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동일한 플랫폼에서 목소리를 내니까요. 아래에서 위로 번지는 권력의 이동이며, 이것이 인터넷의 절대적인 가치라고 믿습니다. 물론 운영자를 통한 관리가 행해지지만 이러한 규제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에서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풀뿌리 플랫폼은 결국 '색'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자유의지를 가진 네티즌이 자신과 잘 맞는 플랫폼으로 찾아가는 행위 자체가 결국 '동질성'을 내포하거든요.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극우성향을 가졌다면 일베로, 아니면 오유로 가잖아요? 이러한 동질성은 풀뿌리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부터 정해지거나 혹은 이후에 모여든 네티즌들의 성향에 따라 우연히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폐쇄형의 선물
이런 상황에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대단한 사건이에요. 동일한 플랫폼에서 객체들이 모이는 현상은 풀뿌리 플랫폼과 동일하지만, 동일한 플랫폼에 몰린다고 해서 각자를 의무적으로 연결하지는 않습니다. SNS에 가입했다고 없던 친구가 막 생기는건 아니잖아요? 여러분. 페이스북이 거짓말한겁니다. 가입만 하면 친구가 생긴다고 했는데...


이건 꽤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풀뿌리 플랫폼, 즉 커뮤니티는 생태계 진입과 동시에 활동여부 및 피드백에 따라 온도차이는 있지만 기본으로 연결됩니다. 회원등급이나 기타 '계급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 중심에는 '진입과 동시에 느슨하거나, 혹은 타이트하게 연결'된다는 절대명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SNS는 동일한 플랫폼에 들어와도 자신이 연결을 선택하거나 연결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곡점이 보이는데, 바로 폐쇄형 SNS의 '비상'입니다. 페이스북처럼 폐쇄형 플랫폼이 부상했다는 것. 왜일까요? 트위터와 곧잘 비교되는 이러한 결정적 차이는 왜 벌어졌을까요? 다양한 이론이 제기되는데 저는 그 중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폐쇄형 SNS는 오프라인 인간관계에서 시작해 온라인 인간관계로 확장되는 비교적 편안한 '움직임'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는 한정된 글자로 불특정 다수가 재잘거리는 공개형 SNS며, 시작부터 그냥 온라인 베이스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처음 오프라인 지인으로 출발해 온라인의 장점인 확장성을 나중에 탑니다. 콘텐츠가 다양하다는 점고 분명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자,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다만 SNS 인구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네트워크가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이 기반이라는 점입니다. 즉 페이스북은 다른 SNS보다 '더 믿을만한 사람'으로 네트워크가 구축됩니다. 


"트위터에서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페이스북 들어오니 내 지인이더라"는 말 기억하시죠? 여기에는 페이스북이 오프라인 베이스, 즉 현실의 내가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당연히 발견되는 현상인데요. 사실 이건 정말 어려운 겁니다. 특별한 사용자 경험도 중요하지만 누가 봐도 타당한, 신빙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원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시그널들이 모이고 모여 주로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소셜 인플루언서를 창조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풀뿌리 플랫폼과 달리 동일한 플랫폼에 들어와도 연결을 선택하거나 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베이스를 중심으로 신빙성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욕구와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체감하고 싶은 열망이 동시에 겹치는 그 결정적 순간!


예를 들어 볼까요? A라는 사람을 오프라인에서 안다고 칩시다. 그는 믿을만 해요. 최소한 내가 아는 사람이죠. 그런데 연결되고 연결되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인플루언서와 연결되어 있으며, 제가 그 방식으로 B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고요. 저는 비교적 안정적인 믿음으로 B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B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콘텐츠를 가공하고 큐레이션해요.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사용자 경험입니다.


네, 물론 이건 상상의 나래를 펼친겁니다. 그냥 이런 생각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그렇다면 더 나아가서, 이러한 소셜 인플루언서의 생명력은 어떨까요? 생존가능성 매우 높다고 봅니다. 이제 연결은 제가 거부한다고 사라지는 개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끝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고 더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는 동일한 플랫폼 내부의 믿을만하고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익성 측면을 고려했을시, 직업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블로거의 흥망성쇠를 살펴봐도 알 수 있지만 어차피 오프라인의 믿음에서 시작되는 플랫폼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선망하는 대상이 돈과 친해지면 이상하게 밀어내는 습관이 있죠.

그러나 시너지적 측면에서 무언가 매력적인 플러스 알파와 결합하면 무서운 파괴력을 자랑할겁니다. 그 이상은? 글쎄요 거기까지는 잘...

작가의 이전글 카카오 O2O, 매력적이라 우려스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