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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May 06. 2016

한국형 알파고? 한국형 스타가 필요하다

앨런 머스크와 마윈, 자웨팅이 나와야

최근 태국 현지에서 열린 라인의 현지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다소 살인적인 일정으로 짜여져 허덕였지만 소득은 분명 있었습니다. 현지에서의 라인 열풍을 가깝게 느꼈고 좋아하는 선배의 의미있는 조언도 들었습니다. 친해지고 싶었던 기자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같은 느낌도 생겼고 무엇보다 프레스티지 처음 타봤어요;;; 아, 원래 이코노믹이었는데 제가 불쌍하게 보였나봐요. 업그레이드로 타보는 영광을.


아,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간담회에 등장한 것도 성과 중 하나입니다. 제가 기사에서 '은둔의 현자'라고 표현했는데요. 아마 그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워낙 비밀스러운 사람이라...선배가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는데 신중호 CGO가 등장하자 네이버에서 중계를 중단해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스타, 저 하늘에 빛나는 별
앨런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팀 쿡까지. 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ICT 업계의 큰 손입니다. 그리고 명확한 공통점이 보입니다. 바로, 스타죠. 맞습니다. 이들은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마치 락스타같은 팬덤을 끌고 다니거나, 혹은 몰고 다니는 기업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먼저 앨런 머스크. 뭐 말이 필요없죠. 남아공에서 태어난 이 괴짜천재는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해 미국에서 페이팔을 엑시트하고 테슬라 모터스 CEO로 활동하며 현실의 아이언맨이 되었습니다. 스페이스엑스로 우주를 꿈꾸고 하이퍼루프로 대중교통의 혁명을 말합니다. 화성을 정복해 식민지로 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어요.


마크 저커버그요? 2010년 개봉한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참 재미있게 봤는데요. 뭐 여튼 그런 논쟁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인물이 아닐까요? 물론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말입니다. 여튼 마크 저커버그는 온 세상을 하나로 연결해 생각의 사이즈부터 남다른 괴물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겁니다.


스티브 잡스. 그리고 그의 후계자 팀 쿡.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이라는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스티브 잡스는 뭐 말이 필요없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독재자죠. 팀 쿡은 그 뒤를 잇는 관리의 달인이고요.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해외법인의 누군가가 계산이 틀린 것을 안 팀 쿡이 들고있던 음료수 캔을 손으로 찌그러트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조 어디있습니까'..저만 재밌나요?

자, 이들은 모두 스타입니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자신의 존재가치를 상업적 이윤에서 벗어나 인류의 발전으로 격상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인류발전을 위한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는 뜻이에요. 이들은 말 그대로 인류를 대표하는 지구방위대입니다.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주가가 떨어지고 미래가 흔들려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요. 이들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그들의 비전과 연결해 격렬하게 자위합니다. 어쩌면 테슬라를 포함해 스타들의 기업은 욕망을 파는 기업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립니다.


중국에도 스타가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에요. 그의 일대기를 보면 무슨 무협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십팔나한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척박한 강호에 나서는 풍운아! 구사일생의 위기를 뚫고 현인을 만나 5분만에 신공을 터득하는 불세출의 영웅! 아, 자웨팅도 있습니다. 중국의 넷플릭스라는 러에코의 창시자이자 테슬라의 대항마, 패러데이 퓨처의 투자를 이끄는 숨은 강자.


이들을 쭉 보고 있으면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특히 서로 얽히고 싸우고 협력하며 미래를 향해 나가는 장면들은 나도 모르게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위대한 인류의 천재들. 그들이 만들어가는 보편적 미래의 가치! 덩달아 그들의 재산은 불려지고 패권은 더욱 강해집니다.

우리도 스타가 필요하다
스타는 스토리가 있어요. 이건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합니다. 업계를 좌우하는 믿음이 되기도, 의미를 모르는 숭배의 가치로 격상되어 끝을 모르는 권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신중호 CGO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스타 예비군'들의 행보는 다소 아쉽습니다. 그냥 너무 겸손해요. 이해는 합니다. 분위기가 그러니까요...


하지만 제안합니다. 우리는 한국형 알파고, 한국형 왓슨이 아니라 한국형 스타가 필요해요. 재벌 2세, 3세가 아니라 진짜 스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한국형? 우리나라 재벌 순위를 보세요. 대부분 금수저들 천지인데다 누군가 나서면 모난 정이 돌 맞아요. 그러니 타협하자는 겁니다. 한국에 맞는 스타를 키워 내세워봅시다는 뭐 그런 느낌같은 느낌. 뭐가 한국형인지는 모르겠지만요....물론 이건 과도기 방법론입니다. 나중에는 한국형을 반드시 떼어내야죠!


예전에 제가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이야기를 한적이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게, 저는 그 분의 스타기질을 탓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좋아해요. 다만 스타가 되면서 편협한 편가르기에 나서는 것이 문제라고 했던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오해가 풀렸어요! 그러니 김 대표님. 마구마구 나서주세요. 당신은 스타가 되셔야합니다! 


여러분. 이제 우리도 스타를 키워줍시다. 영웅을 만들 때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영웅은 큰 꿈을 그리며 인류발전을 위한 대의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물론 올인하자는게 아니에요. 그냥 있으면, '매우 좋다'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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