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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Jul 13. 2016

포켓몬 고 열풍에 대한 몇가지 쏘쏘한 소고

포켓몬 고 열풍이 뜨겁습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지만 그 관심은 가히 전우주적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시사하는 점을 제 멋대로 소고해 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사견이며, 중요한 것은 '제 맘대로'라는 점입니다.

1. 정체가 뭐여
지난해 10월 닌텐도와 게임 기획사 포켓몬 연합은 미국 게임 개발사인 나이안틱에 2000만 달러(약 225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합니다. 나이안틱은 구글의 사내벤처였으나 지난해 8월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을 세우며 분리된 기업입니다. 포켓몬은 닌텐도의 지분법 적용회사며(닌텐도는 포켓몬 지분 32% 보유) 나이안틱과 공동으로 포켓몬 고 제작에 나섰고요.


나이안틱은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포경선에서 이름을 따온 기업입니다. 구글 어스 공동 제작자 존 행크가 CEO입니다. 그들은 구글에 속해있던 시절 MMO(Mass Multiplay Online) 게임을 공개한적이 있는데 그 게임이 바로 인그레스입니다. 현재의 포켓몬 고와 비슷한 게임이며 편을 나눠 각 지역의 포털을 정복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2011년 11월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2013년 11월 공개 서비스로 전환했어요. 나치시절 수용소를 반영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는 했으나 나름 혁명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포켓몬 고는 지난 3월 개발과정 막바지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7일 출시와 동시에 앱스토어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한 때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포켓몬 고를 '제대로 즐기게 만들어 주는 다양한 가이드 라인'도 덩달아 인기를 끌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포켓몬 고는 닌텐도와 포켓몬, 그리고 구글의 자식인 나이안틱이 인그레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인그레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완성!


2. 중요한 포인트는?
포켓몬 고의 대박이 장기간 이어질지, 단기간에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그 성공배경을 두고 증강현실이니, 모바일이니 등등의 말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포켓몬 고의 성공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동한겁니다. 먼저 IP(지적재산권)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1996년 시작되어 만인의 사랑을 받고있는 포켓몬은 말 그대로 IP의 보고입니다. 700종이 넘는 포켓몬이 모두 하나하나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포켓몬 고는 이러한 방대한 IP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여기에 LBS(Location Based Service) 이야기도 하겠습니다. 닌텐도와 포켓몬이 IP의 강자라면, 나이안틱은 LBS 깡패입니다. 전작인 인그레스를 보세요. 유저들이 알아서 지역정보를 보내오는 구조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나이안틱은 그 결정적 과실들을 포켓몬 고에 적절하게 연결했다는 평가입니다. 결론적으로 포켓몬 고의 성공은 꾸준하게 모아온 방대한 LBS 기반 솔루션 고도화와, 막대한 IP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냈기에 가능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증강현실의 가능성이 덧대어졌습니다. '증강현실은 거들 뿐'입니다.


IP+LBS+AR의 삼위일체. 포켓몬 고는 막강한 IP 인프라와 꾸준한 LBS의 존재감, 증강현실의 경쟁력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며 성공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국형 포켓몬 고 만들기 있기? 없기?...삼위일체 각각의 경쟁력은 모두 시간이 필요했다는 거 짚고 넘어가길. 로마는 단 하루만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3. 게임이 사람들을 밖으로 내몰다
이런 이야기 가끔 합니다. PC 및 모바일 게임하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때는 사방치기, 술래잡기 하느라 열심히 뛰었는데 요즘 애들은 방에 처박혀서 손가락이나 움직이고..." 하지만 포켓몬 고는 그런 아이들을 비롯해 어른들까지 모조리 밖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알을 부화시키는데 차를 타고 이동하면 무효, 적절하게 낮은 속도..즉 걷는 속도에 맞게 움직여야 알이 부화된다고 합니다. 고도비만의 나라 미국에 딱 어울리는 아웃도어 게임 인증입니다.


4. 구글지도 논란
국내에서 포켓몬 고는 속초 및 울릉도 등 일부 지역만 지원됩니다. 정식서버가 열린것이 아니라 인그레드 기반의 바운더리를 짜는 과정에서 남한일부가 포함된 것입니다. 구글 지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현재 구글 지도 반출 논란으로 매우 시끄럽지만, 만약 포켓몬 고 게임이 국내에 상륙할 경우 구글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구글은 구글 지도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국내에서 확실하게 지원하기 위해 지도 반출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포켓몬 고의 유저 데이터는 이 대목에서도 구글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주 애매한 지점입니다. 구글의 주장처럼 지도를 반출해 외부 서버에 담아내는 것을 허용할 경우 안보문제 및 국내 사업자 역차별 논란등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조세회피 의혹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 포켓몬 고 하고 싶다고 구글지도의 무조건 반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던데...이건 사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 구글의 몽니도 있고요...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5. LBS의 가능성
포켓몬 고에서 포멧몬 대신 잡아주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속초는 때 아닌 관광활황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마구마구 이동시키는 요사스러운 마법! 포켓몬 고를 통한 LBS 가능성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모바일에서의 이동도 돈이 되는 판국에 오프라인 사람들을 대거 움직이다니! 이를 기반으로 LBS 수익모델에 대한 담론도 상당할 듯 합니다.


6. 돈은 누가 버는겨
닌텐도가 벌거 같지만. 100의 수익이 발생하면 애플 앱스토어 기준 30은 애플, 30은 나이앤틱, 30은 포켓몬컴퍼니, 10은 닌텐도입니다. 구글은 나이앤틱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니 일정정도 돈을 더 벌거고,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애플대신 구글이 30을 가져갑니다.

결론적으로 구글이 장사를 잘 혀~


7. 사회현상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은 빨간티를 입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레드 컴플러스 대박인 우리나라에서 쉽게 보지 못할 광경이었습니다. 물론 스포츠라는건 모두 다 알고 있었으니까 넘어가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모이고, 무언가 행동하고, 일탈에 가까운 행동을 하면 그것 자체가 사회현상입니다. 포켓몬 고가 그 어려운걸 해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크으.


8. 한국형 나올까?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점. 비슷한게 하도 까이니까 "한국형 포켓몬 고를 만들겠어?"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세상은 어매이징으로 가득찬 곳입니다. 혹시 모르죠 뭐. 정치적 이슈로 써먹는 부처가 생길수도..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언론에서 한국형 포켓몬 고라는 말 분명히 나온다는데 제 한달 용돈 겁니다.

(덧) 나왔네요...


9. 포켓몬 고, 의외로 할 수 있는 곳 많아
포켓몬 고의 각 나라 설정은 잠깐 이야기했지만 별도의 섹터입니다. 그러다보니 한국 서버는 없어도 다른나라 서버도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요. 대표적인 곳이 속초이지만 백령도, 연평도, 울릉도, 독도, 홍도..에서도 가능합니다.

모두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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