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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Jun 10. 2017

[정신나간 it 공작소] 박쥐같은 인공지능...

인공지능 포비아, 진짜 두려운 포인트는 큰 그림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는 많다. 다만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ICT 세상의 단면을 제대로 그려낸 작품 중 최고봉은 토탈리콜과 AI, 그리고 레지던트이블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레지던트이블은 T 바이러스와 좀비라는 조합으로, 일종의 바이오 ICT 혁명의 부작용까지 그리지 않았나! 비록 방향성이 엄청 우울하지만...


레지던트이블의 인공지능 레드퀸 실제 모델은 주인공 밀라 요보비치의 친딸이라고 한다. 뭔 그건 그렇고..난 레드퀸이 참 매력적인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스포가 있어 말하기는 어렵지만....요 앙큼한 녀석은 인간의 싸움에서 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드퀸은 악당인가 싶더니 막 주인공을 돕고 그런다...

우리는 레드퀸같은 녀석을 일상생활에서 박쥐같은 놈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박쥐같은 놈이 능력만 있으면 막후의 실세가 된다. 맞다. 큰 그림을 그리는 거다.


지금 인공지능 포비아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알파고를 봐! 완전 덜덜덜이야!"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또 약을 파는구만. 아직 멀었거든?"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사실 양쪽의 말 다 맞다. 알파고 봐라. 덜덜덜이다. 그런데 강 인공지능? 아직 멀었다. 그런 이유로 인공지능을 통한 일자리 문제 등에 다양한 접근이 이뤄져도 다 맞는 말이 되는거다. 


문제는 시간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콜라보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은, 혹은 근미래는 그럴 수 있겠지. 당신의 아들이 장성할 즈음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다음은? 콜라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나?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언제까지 제한적일 것 같나? 20세기 초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대가 열렸을 당시 직원들은 단순한 일만 하면서 기계와 협업했다. 그들이 돈도 많이 벌어서 자동차를 사는 구조가 됐다. 물론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문제는 스마트 팩토리 시대에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것 같나?는 질문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난 딱히 할 말이 없다. 500원 걸자.

인간의 추상적 사유의 영역을 바랄 수도 있겠지. 분명 여기에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정말 영원할까?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 연구팀은 미국 코넬대 아카이브(arXiv.org)에 두 가지 논문을 새로 게재했다. 특히 '관계형 추론을 위한 단순한 인공신경망(A simple neural network module for relational reasoning)'이라는 논문의 관계형 네트워크(Relation Networks, RNs)라는 개념이 핵심이다. 이게 뭐냐고? 인공지능이 지 스스로 생각한다는 거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나왔다는건, 곧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대체할 수 있는 유예시간이 남았다는 뜻이다. 제한시간이 가고 있다는 거다. 물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가 아니라 반밖에 없어! 이런 덴장! 이라는 부정적인 위기감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레드큄처럼 밀당도 하며 큰 그림을 그린다면...더 답이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인공지능의 주도권은 인간이 가지고 있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도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면 건전하고 현명하고, 아이로봇에 나오는 킬 스위치를 쥐면 된다고. 그런데 밀당이다. 밀당이 시작되면 당신은 무슨 판단으로 움직이고 판단할 것인가? 레드퀸의 말 대로 적의 둥지로 스스럼없이 나아갈 것인가?


지금 인공지능을 둘러싼 다양한 기술적 담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의 방법론을 정하는거다. 오해하지 말아라. 제어는 어차피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최초 시작점에서 뭔가 강물의 흐름을 정해주는 방식을 정해야 한다. 딥러닝은 여기에 더 필요하다. 밀당까지의 가능성을 전제하고 시작부터 제어는 불가능해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위한 방향성은 정해줘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통해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 ICT 기업의 손에서 새로운 미래가 창조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면, 엄청나게 우울하다. 페이스북과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기업들이 속속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및 다양한 초연결 방법론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 내부에 꾸리는 자신들의 세계에 대한 공공성에 대한 의지는 약해 보인다. 물론 하기는 한다. 하지만 요식행위 수준이라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억지로 등 떠밀리는 것 같은...


난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존재의 이유를 간택받으려면, 지식이나 인사이트 등의 우위가 아닌 감정, 특히 사명감의 분야가 1%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감정도 언젠가 인공지능에게 점령당한다. 다만 인공지능은 시작점에서 탄생하면서 항상 최적의 수를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짓이지만, 사명감으로 말도 않되는 의외의 미래불꽃을 튕길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유예기간이 길다는 점에 불과하지만, 어쨋든 시작에서 방향을 잘 잡으면 나름의 방법론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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