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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클”은 구글 스프린트의 한국형 방법론이다(2)

아이디어 스케치와 고객 인터뷰하는 방법

“퀵서클”은 구글 스프린트의 한국형 방법론이다(2)


지난 회에는 구글 스프린트를 한국형으로 커스터마이징하여 개발한 "퀵서클(Quick Circle)"에 대해 소개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것과 고객 인터뷰를 위한 질문을 만들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라 소개했다.


이 중에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방법을 1회에서 다루었고, 이번 2회에서는 고객 인터뷰를 위한 질문을 개발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고객 인터뷰는 단순히 궁금한 것을 고객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작업이 아니다.

어떻게 질문해야 고객으로부터 뻔한 대답이 아닌 깊이 있는 내용을 알아낼 수 있을까?' 

경청하기가 중요하다.

간단한 실태조사나 제품서비스 출시 후 반응을 보는 경우라면 그래도 된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 또는 초기 스타트업이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잠재고객에게 하는 인터뷰는 목적과 방법이 다르다

고객의 행동뿐만 아니라 왜 그렇게 하는지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근본까지 파고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이것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한다고 해서 Deep Dive라고 부른다)


그런데 인터뷰 스킬이 부족하거나 준비가 안된 사람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 자칫 잘못하면 고객 인터뷰가 고객의 생각을 듣기보다 마치 고객이 취조당한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순간 인터뷰는 실패로 끝난다그래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의 스킬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3가지 스킬이 있는데,


첫째는 고객의 경계심이나 긴장을 허무는 것으로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고객은 적극적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작하자마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오늘의 날씨나 지난 주말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같은 가볍고도 일상적인 대화로 말문을 열게 만드는 게 좋다


둘째는 맞장구치기로 고객이 말하는 동안 시선을 마주치면서 적극적으로 듣고 고개도 끄덕이는 게 좋다여기에 다음과 같은 적절한 리액션을 준다면 금상첨화다


-   아, 그렇군요. 

-네에. 아, 그러셨어요. 

-정말 힘드셨겠네요. 

-거기에 그런 게 있었군요. 


셋째는 단순히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치거나 새로운 주제의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방금 들은 내용에 대해 한발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이 때는 다음과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활용하면 된다


•아...네, OO에서 사지 않으시게 된 건 어떤 부분 때문일까요? 

•OO를 안 쓰시는 건 결제가 불편해서인가요? 

•네.. 그러셨군요. 혹시 또 다른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게 있었을까요? 

•지금 설명하신 것을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위와 같은 질문들은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고객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즉시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질문들은 미리 준비하고 인터뷰에서 활용하는 게 좋다.


따라서 인터뷰를 진행할 사람은 퀵서클 4일 차인 프로토타이프 제작에서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로 인터뷰를 위한 질문 개발과 인터뷰 진행 스킬에 대해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고객 인터뷰 모델 - QLRCQ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고객에게 질문하고 고객이 답변을 마치면 다시 질문을 던지고 하는 식으로 해서는 문제가 발생한다

고객이 열심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했는데도 질문자가 그것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잘 듣고 잇는 건가?”


처럼 의구심을 갖거나 인터뷰에 몰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고객 인터뷰 모델인 “QLRCQ”.

이것을 순서대로 활용하면 고객과의 인터뷰가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1단계 – Question(질문하기)

고객 인터뷰의 핵심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고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대화의 방향과 내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끄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의 방향을 이끌고 주도하기 위해 질문보다는 설명하고 말하는 것에 주력한다. 이처럼 질문하지 않고 말하는 것에는 두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첫째, 말을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상황 등 다양한 정보가 노출되는 것이고, 둘째, 자신은 말하고 상대방은 듣기만 하기에 상대방의 생각이나 상황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상대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반대로 자신의 정보만 실컷 준다면, 상대방에게 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질문보다 말하기에 열중한다. 만약 여러분이 만난 협상이나 세일즈 테이블의 상대가 주로 듣기만 하고 간간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고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여러분은 백전백패할 것이다.

그러니 말하기 전에 다양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의 방향은 자신이 주도하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해야 한다. 따라서 적절하고 좋은 질문을 던지려면 사전에 질문 리스트를 만들면 된다.


2단계 – Listen(경청하기)

경청은 단지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맞장구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맞추고 열심히 듣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이것을 경청이라 여기고 설득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그렇게 경청한다면 상대방을 설득하기 전에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설득당한다. 왜냐하면 상대방 말을 들으며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상대방 말이 100% 맞는 것으로 인식되고 공감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여러분이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목적이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고 설득되려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비즈니스 협상과 세일즈에서는 상대방을 설득해야 되는 것일 텐데,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되는 데는 경청에 대한 정의가 잘못됐기 때문이고 먼저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속에서 사실(정보)과 감정(니즈)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상대방 설득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사실이나 정보를 앞 세우면서 말을 하지만 말속에는 자신이 가진 문제점이나 원하는 것이 간간이 표현되기도 한다. 여러분은 이것을 캐치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일반적인 경청 방법은 상대방이 아무런 부담이나 거부감 없이 모든 것을 말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도구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경청은 상대방이 무슨 문제나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3단계 – Reaction(반응하기)

경청을 통해 상대의 문제나 니즈를 파악했다면, 상대의 표현에 대해 공감하거나 잘 들었다는 반응을 보내야 한다. 만약 이것을 소홀히 하면 상대는 열심히 말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감정이 상할 수 있고, 다음 대화에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이 추가로 원하는 것을 얻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상대방이 말을 마치면 그것에 대해 ‘아, 그러시군요.’ ‘그것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신 거네요’처럼 반응하여 잘 듣고 이해했다는 표시를 전해야 한다. 이렇게 반응을 보이는 것은 5단계에서 던질 질문에 대해 상대방이 무장을 해제하고 마음껏(?) 말하도록 만들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4단계 – Confirm(확인하기)

일단 반응을 보인 후에는 자신이 듣고 이해한 것이 정확한 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약 이것을 생략한 채 자신의 관점으로만 일방적으로 이해해 버린다면 심각한 오류나 오해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필연적으로 전달 오류나 잘못된 이해가 생기기 때문에, 확인이 중요하다. 이런 확인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고 바로 여러분을 위한 것이다. 상대를 정확히 알고 파악해야 다음 공격 시 정확한 사격 위치에 조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말씀하신 것은 이러저러한 의미가 맞나요?’ 혹은 ‘저는 그것을 이러 저렇게 이해했는데, 제가 바로 이해한 건가요?’처럼 상대방의 설명이나 생각을 정확히 파악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이런 확인질문에 상대방이 맞는지 틀린 지 확인해 주는 것은 여러분에게 다음 공격을 위한 자신의 위치 좌표를 공개적으로 알려 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만약에 반대로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이런 식으로 대화를 이끈다면 상대는 설득의 고수인 것이 분명하니 당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5단계 – Question(질문하기)

이것은 1단계의 질문하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하나의 사이클을 돌고 다시 질문함으로써 새로운 설득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단계의 질문은 1단계에서 던진 질문을 통해 파악하고 분석한 것을 기반으로 보다 발전되고 깊이 있게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따라한다면 이제부터 고객 인터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러분도 고객 인터뷰의 고수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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