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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시작, AI 엔지니어가 된 배경

AI 개발자가 되기위해

by 김도환


나는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디피니트) 대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AI 엔지니어로서의 정체성도 가지고 있다. AI 엔지니어는 인공지능 개발자라고도 볼 수 있는데, 관련한 내 경력은 6년 차쯤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이런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고 그렇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이 글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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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대학원 시절,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고 인공지능 붐이 일어났을 때였다. 2016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교수님께서는 그 사건 이후로 부쩍 AI에 관심을 기울이시고 연구하시곤 했다. 물론 내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나 통계학이 아닌, 조선해양공학이었다. 교수님은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셨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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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텐서플로우란 게 있다. 이걸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강연이 교내에서 열렸는데, 교수님께서 배워 오라고 제안을 주셨다. 그렇게 인공지능과 처음으로 접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교수님은 인공지능 강의를 개설하셨고, 이를 수강하면서 인공지능과 친숙해졌다.



내가 하고 있던 연구는 3D 격자 생성과 관련된 분야여서 인공지능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아무리 인공지능과 친숙해졌다고 하지만 내가 이쪽으로 커리어를 가져가게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단지 마음속에 막연히 이런 생각은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인공지능으로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면 정말 재밌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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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게임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다. 달빛 조각사, 아크 등의 게임 소설을 즐겨 읽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속한 현실은 시궁창이나 다름없었지만, 게임 속에서 주인공이 점점 성장해가며 다른 사람이 된다. 그러다 현실 속에서도 게임 속의 재능을 발휘해 멋진 사람이 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당시에 게임 소설을 읽는 건 일종의 대리만족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저런 가상현실 게임을 살아생전에 한 번쯤 해보고 싶고, 가능하면 내가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데 일조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이 가상현실 세계의 창조자라면, 그런 창조자를 만든 사람이 되는 것이니, 매력적으로 보였고, 그럴수록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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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대학원 시절을 마치고(대학원 스토리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쓸까 한다) 첫 직장에 3D 프린터 관련 부서로 취직을 하게 된다. 첫 번째 직장은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로 불량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이 회사에서 3D 프린팅 관련 신사업 개발 부서가 있었는데 그쪽에 발령이 난 것이다. 나는 내 커리어가 이쪽으로 진행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취직한 지 한 달쯤 되던 때였다. 갑자기 내 사수분이 회사를 다음날부터 관두신다고 하셨다. 사수분이 3D 프린팅 관련 사업의 팀장이었는데, 이 분과 함께 일하던 대리님도 일을 관두신다고 하셨다. 황당했다. 그럼 나 혼자 남겨지게 되는 것이니까. 당시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고, 사수분과 대리님도 이를 통해 소득을 불리셨다고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코인을 통한 소득이 급여를 추월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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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분이 나가시면서 내게 말씀 주셨다. 서울에 AI 부서가 있으니, 네가 평소에도 관심 있어 하던 것 같은데 한 번 지원해 보는 게 어떻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이건 기회라고.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이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고, 내 마음속에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나는 일주일간 퇴근 후에 늦은 밤까지 AI를 공부하고 서울에 있는 AI 부서에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내 의지를 꺽지는 못했다. 당시에 나는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신입 사원이었고, 당시 AI 부서를 이끌던 팀장님이 말씀하시길 나의 눈빛을 보고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며칠 뒤 합격 소식을 들었다. 내가 원하던 인공지능 개발자가 될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당시에는 AI 개발 부서에 있던 모두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엄청 부러워했었던 그 집단 속에 내가 속하게 되니 너무 설레고 기뻤다. 그렇게 나는 AI 엔지니어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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