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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Feb 12. 2024

당신이 몰랐던 캐나다 (2)

캐나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도날드의 이색 메뉴

세상에는 수많은 음식점 체인이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그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그중에서 단연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은 당신이 떠올린 바로 그곳이다.


정답은 바로 맥도날드!


전 세계 118개국에서 4만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약 37,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서브웨이보다 훨씬 앞서 있는 난공불락의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꼽힌다.



생김새도 다양하고 입맛도 제각각인 세계인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맥도날드의 비법은 바로 현지화다. 1940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등장한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좀 더 신속하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햄버거, 치즈버거, 감자튀김, 콜라, 커피 등 단 9개의 메뉴만 판매했다. 그랬던 맥도날드가 이제는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음식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산 라인과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 곳곳에서 특화된 메뉴를 선보이면서도 여전히 빠른 속도로 음식을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맥도날드에서는 햄버거 빵 대신 인도식 빵 '난'을 이용해 고기와 채소를 감싼 '맥아라비아'를, 하와이 맥도날드에서는 스팸과 계란, 밥을 한 접시에 담아주는 '스팸&에그'를, 프랑스 맥도날드에서는 빵 사이에 치즈와 햄을 넣고 바삭하게 구운 크로크무슈의 맛을 재현한 '크로크맥도'를 맛볼 수 있다.


그렇다면, 캐나다 맥도날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무엇일까?


이번에는 당신이 마음속으로 상상한 답이 틀렸을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맥도날드의 이색 메뉴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름 아닌 랍스터살이 들어간 '맥랍스터'다. 하지만 맥랍스터는 원래 미국에서 출시된 메뉴였을 뿐 아니라 맥도날드는 공급 문제와 낮은 수익성 때문에 맥랍스터 판매를 이미 중단했다. 게다가 지금은 캐나다 중에서도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일부 지역에서만 랍스터 철에 한시적으로 판매될 뿐이다. 그러니 맥랍스터가 캐나다에서만 판매되는 대표적인 메뉴라고 보기는 어렵다.


캐나다 맥도날드의 이색 메뉴로 소개하려는 음식은 다름 아닌 푸틴이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인 만큼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자국만의 고유한 음식 문화를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인 캐나다의 전통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감자튀김에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치즈 커드와 육즙으로 만든 소스 그레이비를 곁들인 음식 '푸틴'이다.


캐나다 맥도날드 메뉴판에서 푸틴을 발견한 후 푸틴은 나의 '최애' 메뉴가 됐다. 감자튀김만 먹으면 불량 식품을 먹는 기분이라 불편한 마음이 드는데 바삭하게 튀긴 감자튀김에 쫀득한 치즈 커드를 흩뿌린 짙은 갈색빛이 도는 소스를 뿌린 푸틴을 받아 들면 왠지 모르게 영양가 넘치는 알찬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든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저 영양소를 섭취하거나 굶주린 배를 채우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다. 음식에는 그 음식을 먹는 순간의 기억과 추억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푸틴을 떠올리면 학교 구내식당에서 구입한 푸틴을 교정에 앉아 먹던 기억,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푸틴을 배가 부르도록 먹고도 아쉬워하며 깔깔 대고 웃던 추억이 떠오른다.

 

바삭한 식감을 유난히 좋아해 바삭한 치킨 광고가 넘쳐나는 나라라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아직 푸틴을 파는 식당은 보지 못했다. 사실 기껏 바삭하게 튀긴 감자튀김 위에 눅눅한 소스를 부어놓은 음식인 푸틴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먹는 방식보다 소스를 탕수육에 부어먹는 방식을 선호하는 '부먹파'들은 어쩌면 잘 튀겨진 감자튀김에 깊고 진한 그레이비소스가 끼얹어진 푸틴을 쌍수를 들고 환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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