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CF 문구에 이런 카피가 있다. '사랑이라 부르면 무겁고, 좋아한다 말하면 가볍다.' 사랑과 좋아함, 그 사이의 감정은 무얼까? 그 감정을 정확히 측량할 수 없지만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얼마나 설레고 행복할까. 아니 어쩌면 아플 수도 있다. 그 마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면, 그 마음 이어지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 그것만큼 아픈 게 또 있을까.
그러고 보면 그 누군가를 마음에 품기 시작하면 그 끝은 두 갈래로 귀결된다. 한 갈래는 서로의 뜻이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포개지든지, 아니면 서로의 맘과 타이밍이 달라 한 명의 마음이 빠개지든지.
나는 늘 후자에 가까웠다. 내가 좋아하면 그는 그 마음이 없었고 내가 미워하기 시작하면 그제야 마음의 문을 연다. 그래서 늘 내 마음이 빠개진다. 물론 조급함도 문제이긴 하다. 금세 마음을 줘버리고 금세 마음을 확인하려는, 그게 그를 당황시켰을 것이고 부담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서툰 표현법을 어찌하란 말인가. 계산 없는 미련함을 어찌하란 말인가.
알겠다. 이제 방법을. 그래서 지금은 쉽게 표현하지 않기를 연습 중이다. 너무 쉽게 맘 들키지 않기를 연습 중이다. 하지만 이 연습이 무의미하다는 걸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주차금지라고 표지판을 내건다고 주차하지 않는 차가 있었던가. 또 금세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혼자 그 맘 키워갈 것이다. 나란 못난 인간은, 누군가에게 먼저 고백을 받아보지 못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