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찾는 물건이 없으면 시쳇말로 멘붕이 온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한다. 어디로 갔지? 그 누군가에게 그 물건의 소재를 묻는다.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면 그때부터 미간의 주름은 더 짙어지고 한숨은 배꼽 밑까지 깊어간다. 기억회로를 풀가동시켜 물건의 행방을 추적한다.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된다. 그 물건이 있을 법한 곳을 뒤지기 시작하고, 찾지 못하면 그 물건이 없을 법한 곳도 뒤진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늘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사랑도 그렇고, 꿈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행복도 그렇다.
찾았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고 찾지 못했을 때는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그런데 퍽 다행스러운 것은 늪의 밑바닥은 딱딱해서 다시 박차고 일어날 수 있다는 거고, 또한 설령 찾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100% 만족은 아니지만 분명 대체할 만한 그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거다.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면 그리움의 가치를, 꿈의 성취가 아니라면 욕망의 목마름을, 돈이 아니라면 열정의 아름다움을, 행복이 아니라면 불행을 극복하는 회복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