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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율 작가 Dec 26. 2018

[김이율] 그 거리만큼의 사랑 혹은

포스트홀릭

그 거리만큼의 사랑 혹은



어긋난다.    

내가 서운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웃고만 있다.

둔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 하는 건지.    


내가 아프고 외로운 순간, 

그는 아무런 위로도 없이 그냥 넘겨버린다.

냉정한 건지 아니면 표현이 지나치게 서툰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원래 바라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감수하고 이해하고자 하지만 

그럴수록 무너지고 서러운 건 내 가슴뿐.    


왠지 모르는 가슴의 통증이 

귓불까지 매달려 쓰리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에게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오직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는 

‘그래. 알았어.’    

그러고 보니 

함께 나란히 걸어간 적이 없었다.

내가 앞이면 그가 뒤였고 

그가 앞이면 내가 뒤따라갔다.    

좁힐 수 없고, 

더 멀어지기엔 용기가 없는    


그 거리만큼의 

사랑 혹은 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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