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홀릭
그 거리만큼의 사랑 혹은
어긋난다.
내가 서운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웃고만 있다.
둔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 하는 건지.
내가 아프고 외로운 순간,
그는 아무런 위로도 없이 그냥 넘겨버린다.
냉정한 건지 아니면 표현이 지나치게 서툰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원래 바라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감수하고 이해하고자 하지만
그럴수록 무너지고 서러운 건 내 가슴뿐.
왠지 모르는 가슴의 통증이
귓불까지 매달려 쓰리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에게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오직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는
‘그래. 알았어.’
그러고 보니
함께 나란히 걸어간 적이 없었다.
내가 앞이면 그가 뒤였고
그가 앞이면 내가 뒤따라갔다.
좁힐 수 없고,
더 멀어지기엔 용기가 없는
그 거리만큼의
사랑 혹은 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