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홀릭
그 꼬맹이를 찾아서
어느 초등학생이 지은 동시이다.
<바다>
비가 그렇게 내리고
눈이 그렇게 내리고
또, 강물이 그렇게 흘러가도
바다가 넘치지 않는 건
물고기들이 먹어서이겠지
<소나기>
소방차가 불난 집 불을 끈다
나는 신나게 구경을 했다
기절했다. 우리 집이었다.
어른은 고달프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좌절하고 절망하고, 고민하고 망설이고, 힘을 쓰고 힘을 잃고, 눈치 보고 주눅 들고, 달려가고 무너지고. 이러다 보니 더 이상은 같은 실수, 같은 고통, 같은 패턴을 반복하기 싫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계산하게 되고, 의심하게 되고, 이기적이 되고, 한걸음 물러난다.
지하철은 달리고 바람은 스미고 꽃은 피고 지고 햇살은 익어가고......
그러는 사이, 우리는 건조하고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사는 게 왜 이럴까? 갈수록 팍팍해지는 걸까? 하루하루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피폐해간다.
물 한 잔 주소.
원한다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지 말고 내 깊은 가슴 속 우물에서 순수를 길러내라. 어른의 잣대와 생각이 아닌 아이의 눈과 상상으로 본다면 세상은 그저 즐거운 놀이터다. 행복한 호기심천국이다. 복잡하고 까다롭게 굴지 말고 아이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그럼 의외로 웃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 삶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당신 얼굴에서 그때 아이의 미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