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율] 못난 나를 남겨두고

포스트홀릭

by 김이율 작가
a37.jpg

못난 나를 남겨두고



누군가가

‘모처럼 비가 옵니다’라는 글과 함께

비가 내리는 영상을 올려놨다.


영상을 보니 정말로 비가 많이도 내리고 있다.

무더위를 한방에 씻겨줄 고마운 비,

사람들은 이 비를 보며 청량감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왜 내 눈에는

영상 속 비보다 자꾸 한 단어가 들어오는 걸까.

‘모처럼 비가 옵니다’란 글 중에서

‘모처럼’이 내 눈에는 ‘못처럼’으로 보인다.


못처럼 비가 옵니다.

여기도 비가 온다.

못처럼 비가 온다.

가슴에 콕콕 박힌다.

밉고 야속하다.


‘못’난 날 혼자 두고 그리 가야했니.

미안하다.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김이율] 그 꼬맹이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