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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율 작가 Dec 26. 2018

[김이율] 못난 나를 남겨두고

포스트홀릭

못난 나를 남겨두고 



누군가가 

‘모처럼 비가 옵니다’라는 글과 함께 

비가 내리는 영상을 올려놨다.    


영상을 보니 정말로 비가 많이도 내리고 있다.

무더위를 한방에 씻겨줄 고마운 비, 

사람들은 이 비를 보며 청량감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왜 내 눈에는 

영상 속 비보다 자꾸 한 단어가 들어오는 걸까. 

‘모처럼 비가 옵니다’란 글 중에서 

‘모처럼’이 내 눈에는 ‘못처럼’으로 보인다.


못처럼 비가 옵니다.     

여기도 비가 온다. 

못처럼 비가 온다.

가슴에 콕콕 박힌다.    

밉고 야속하다. 


‘못’난 날 혼자 두고 그리 가야했니.

미안하다.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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