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홀릭
빈둥대기
하루 종일 빈둥거렸다.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옥수수 한 톨 한 톨 빼먹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오전이 갔다. 오후에는 공원에 나가 비둘기에게 과자부스러기라도 던져줄까 했는데 갑자기 잠이 온다. 잠을 길게 잔 후, 일어났다. 습관적으로 옆으로 누워 TV를 켰다. 여자 연예인들이 나와 군대 체험을 한다. 별 슬픈 스토리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요즘 참 눈물이 많다. 첨엔 왜 그러나 싶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다. 나이가 든 것일까, 나약해진 것일까.
배가 고프다.
종일 굶었다.
고픈데 먹히지는 않고
그리운데 외롭진 않다.
오늘, 빈둥빈둥 하루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