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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게 중요해
그 길을 찾았다 했는데 막상 걸어가니 막다른 골목이다.
되돌아 나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몇 시간째 헤맨 걸까.
허기가 지고 종아리가 아려온다.
가슴이 마르고 한숨이 나오는 건 막을 수 없다.
물론 알고 있다.
그 길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다는 걸.
하지만 더욱 힘들게 하는 건 밑도 끝도 없다는 거다. 얼마나 더 가야, 아니 그 수많은 길 중에 어떤 게 내 길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내 길이 애초부터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막연함은 사람을 초조하게, 초라하게 만든다.
한 줄기의 빛이 들어온다.
작은 통로를 발견한다.
거대한 몸을 차곡차곡 접어 힘겹게 그곳으로 기어들어간다. 역시나 벽이 보인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라고 말을 하지만...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시작점이다.
서성인다. 서성일 수밖에.
기다린다. 기다릴 수밖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길 위를 걷는다.
다시 노을 속으로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