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율 작가 Apr 20. 2019

외로움도 깊어여 제맛이다...김이율



예전에 지은 「그대, 겨울 없는」
시 한 편을 수줍게 소개한다.


누가 하늘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걸까  
함박눈이 전봇대 무릎까지 잡아먹었다  
자동차는 제자리에서 엉덩이를 깐 채  
벌써 몇 시간째 붕붕붕, 방귀를 뀌어댄다  


사람의 발자국은 서서히  
지구 어느 모퉁이의 추억으로 사라지고
거리에는 아이의 웃음소리만이 총총총 뛰어다닌다  


오도카니 창가에 앉아  
나는 한가로이 감자를 까먹는다  
살아왔던 날들이 팍팍했던 걸까  
문득, 설탕이 그리워진다  


난 창 밖으로 감자를 길게 뻗어
설탕을 찍어 먹는다  
겨울이 맛있다 세상이 달콤해진다  


늘 그렇듯  
삶이란 뒤집어지기 마련  
어느새 달콤함은 쓸쓸함이 되고  
겨울밤은 우물처럼 깊어진다


나는 또 이 밤을 어찌해야 하는가  
창 밖에는 달님만 외롭게 걸려있다  


   
**

지금 이 순간, 외로움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게 없다.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밖에.  

나처럼 염치도 없고, 예의도 없고,
무례하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댈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좋다.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면 명상도 좋고
영화감상도 좋고 독서도 좋고 운동도 좋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시 쓰기’인 것 같다.
외로울수록 시는 더욱 빛이 난다.

지금 당장 공책을 펴놓고 연필로 마음을 그려보자.
시 쓰기가 외로운 시간을 잊게 하고
마음을 단련시켜주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해준다.

시 쓰기가 엄두도 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내버려 두자.
굳이 그 시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지 말자.
그냥 온몸으로 받아들이자.
그 시간은 어쩌면 더없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외로움은 깊어야 제맛이다.

....

공유 부탁드립니다

#책쓰기
#글쓰기
특강합니다...얼굴 보여주세요^^


[ #김이율 작가의 글쓰기 꿀팁 특강!!! ]

■ 일시 : 4월 23일(화)
              오후 7시 ~ 9시
■ 장소 : 미진프라자빌딩 22층(SPACE 22)
               * 강남역 1번 출구 앞
■ 만원. 간단한 음료
           
부담없이 문자 주세요 : 010-7269-6875


작가의 이전글 김이율, 잠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