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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효 Nov 19. 2015

그 날의 우리

오늘의 우리

2005년 11월 17일 목

날씨 : 맑음


오늘 학교를 가는데 준비물을 못 가지고 갔다. 어제 알림장을 제대로 못 받아 적어서 준비물이 있는지 몰랐다. 그래도 많이 혼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오늘 전학생이 왔다! 드디어 나도 짝꿍이 생겼다. 전학 온 친구에게  집 전화번호도 물어보고, 사는 곳 까지 전부 물어보고 잘 적어왔다. 앞으로 그 친구네 집도 자주 놀러 가고 집에 전화도 자주 해서  불러내야겠다. 요새 친구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온다. 나도 친구들이랑 빨리 문자를 하고 싶다. 요즘은 서로 문자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부럽다.  나도 엄마가 중학교 1학년 되면 사준다고 했으니까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아 오늘 일기를 다 쓰고 전학 간 친구에게 전화해봐야겠다. 요즘 뭐하고 지내느지도 궁금하고 오랜만에 목소리도 듣고 부모님 안부인사도 해야겠다. 오늘은 알림장을 잘 적어왔으니까 내일은 준비물을 절대 안 까먹고 가져가야겠다. 




2015년 11월 17일 화

날씨 : 비


오늘 아침에 동생 준비물을 엄마가 챙겨줬다. 동생은 그런 준비물 없다고 하는데 엄마 스마트폰 알림장 앱에는 나와있다. 아마 동생이 알림장을 제대로 안 적어왔나 보다. 오늘 학교엔 전학생이 왔다. 내 친구네 학교에서 온 친구라서 친구 소개로 페이스북 친구도 이미 맺었고 몇 번 댓글로 대화도 해본 사이다. 그래서 오늘은 번호를 물어봐서 카톡 친구 등록을 하고 인스타도 서로 맞팔하기로 했다.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유학 간 친구의 소식을 페이스북과 인스타를 통해 봤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 다니는 것 같다. 좋아요도 많이 눌러줬다.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 거기서 여자친구도 새로 사귄 것 같다. 오랜만에 연락도 해볼 겸 게임 하트나 보내줘야겠다. 오늘 자기 전에 오늘 영화 본거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야겠다. 




어느덧 문자메시지가 아날로그적 감성이 되어버렸고, 안부인사를 SNS 좋아요와 게임 하트로 대신하는 시대가 와버렸다. 


그리고 우린 '응답하라'시리즈와 같은 옛날 우리 이야기를 보며 즐거워하고 그때를 추억하기 바쁘다. 


언젠가 페이스북도 아날로그적 감성이 되고 '응답하라 2015'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 


과거를 추억하고 지나가버릴 오늘도 추억이 되어 우리에게 향수로 찾아올 그 날도 올는지


조금은 삭막해진 하지만 지나고 나면 지금 역시도 정이 넘치는  사회였다는 것을 우린 나중에나 알게 되겠지


단지 그 방법이 달라진  것뿐일까? 아니면 정말 정이라는 게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일까?




 #아날로그 #응답하라 #추억 #내_멋대로_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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