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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May 29. 2019

배움여행 5호 마중물

93년 전 6.10만세운동을 통해 다시 점검하는 리터러시의 방향성

6월은 7월보다 뜨겁습니다.

32년 전 6월 항쟁의 광장도 뜨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적 6월은 호국의 달로서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로 시작하는 6.25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도 6월이면 늘 들려온 가사였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시작된 보도연맹학살은 규모와 잔인성에서 전대미문일 뿐만 아니라 아직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기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역사가 재조명되는 분위기지만, 3대 독립운동 중 6.10운동과 광주학생운동은 상대적으로 잊히는 상황입니다.

1926년, 93년 전 3.1운동 이후 최대 항일 독립만세운동이 전국을 휘몰아쳤습니다. 6월10일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융희황제(순종)의 장례식에 맞춰 기획된 만세운동은 3.1운동 한 축인 천도교 세력과, 새롭게 사회주의 세력, 상해 망명정부 세력이 협력한 양상을 띠었습니다. 하지만 별로 세력이라고 말할 것도 없는 사회주의자 인사들이 참가했다는 이유로 해방 이후 우리 역사에서 흐릿하게 다루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6.10운동 당시 미리 준비된 격문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3.1에서 6.10까지 불과 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배움여행> 2호에 실린 “내가 겪은 기미년 3월1일”의 필자 박래원은 기미년에 보성고보 학생이었지만 1926년에 25살 청년으로 6.10운동의 주역으로 성장합니다. 그는 인쇄공으로 노동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격고문 원고를 권오설에게 전달 받아 직접 윤전기로 5만 부를 찍어 보관한 죄목으로 체포되어 5년 옥고를 치릅니다.

<배움여행>에 두 격문을 소개하는 이유는 6.10운동의 상기에 있지 않습니다. 3.1 독립선언문과 6.10의 격문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재해석하지 않으면 알아들을 수 없는 3.1 독립선언서와 달리 6.10운동 격문은 독해에 문제가 없습니다. 당시 민중의 대부분은 한글 문맹이었지만 6.10운동 격문은 들으면 이해하고 스스로를 선동했을 것입니다. 글말과 입말의 차이, 글말을 쓰는 주체와 입말을 쓰는 주체의 계급적 차이, 나아가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리터러시’의 정체에 대해 생각을 제공합니다. 리터러시는 국어교육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교육 교육과정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리터러시의 방향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 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박동섭 선생이 지난 5월10일~13일 제주 수학연주회에 모리타 마사오(수학하는 신체, 에듀니티)와 공동 진행을 하고 난 후 작성한 후기를 싣습니다. 후기 자체가 완성된 학술 에세이면서 동시에 모리타 마사오 수학연주회 녹취록을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박동섭 선생의 학문적 지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역작입니다. 따라서 박동섭 선생의 “통역자의 입장에서 수학연주회를 복기하다”를 먼저 읽으시기 바랍니다.     

모리타 마사오는 작년 12월 부산 및 창원 수학연주회를 마치고, 올봄에 제주에서 수학연주회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배움여행>이 전교조 제주지부와 유수암리 누리터(마을교육공동체) 서귀포 삼성여고의 협조로 “수학연주회 in 제주”를 마련했고,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박동섭 선생이 일등공신입니다. 그는 단순한 통역자가 아니라 연주회의 협주자로서 무대에 서기 때문입니다.

모리타 마사오 제주 수학연주회 중 5월11일 제주교육박물관에서 전교조 제주지부 주관으로 진행된 내용을 지상중계합니다. <배움여행> 편집팀 역량이 동원된 결실입니다. 수학연주회를 개최하고 싶은 단체는 <배움여행>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본지 2호, 3호에 이은 세 번 째 모리타 마사오 수학연주회 지상중계입니다. 수학연주회 내용에 대해 질문을 보내 주시면 모리타 마사오가 <배움여행>을 통해서 직접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향후 국내 수학연주회 연주자 발굴과 수학연주회를 바탕으로 한 ‘수학연주회 포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치다 타츠루 선생의 “자립(自立)과 예축(豫祝)에 관해서”를 실었습니다. 우치다 선생의 블로그 글을 양해 구해서 가져왔고, 박동섭 선생의 번역으로 게재합니다.

“자신이 받은 볼을 늘 똑같은 곳에만 패스하는 플레이어는 결국 누구에게도 패스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탁월한 우치다 선생의 비유에 <배움여행>에 소개하는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 서울영남중 도덕교사 이광연 선생의 인터뷰 글에서 무주에 정착한 나승인 선생을 만나보십시오. 나승인 선생의 글씨에서 쪽파 한 소쿠리씩 받아가십시오. 부족한 분은 책을 더 보내드릴 테니 주위에도 쪽파를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최, 가짜 진짜(최가진) 선생이 소개하는 혁신중학교 교실을 함께 입장하시지요. 과연 가슴 뭉클한 수학 수업이 있을까? 일차방정식이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지금 교실에 들어가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변은경 선생의 마녀일기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마녀는 과연 누구에게 구원 받을 수 있을까요?     

발도르프 성교육 시리즈 두 번 째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지난 번 영아기에 이어 이번엔 유아기 편입니다.     

6월22일 배움여행은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입니다. 교통 여건이 좋은 대전이니만큼 구독자의 많은 참가 기대합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자세한 소개는 정하얀 선생이 사전 답사한 안내문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2019. 6. 1     

호주 태즈매니아 오두막에서

배움여행 발행인 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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