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달나무 Aug 01. 2017

힘든 아이를 둔 부모님께 드리는 조언

세상과 불화하십시오

  아이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서 명문 대학도 나오고 좋은 취직 자리도 차지하고 결혼, 출산, 육아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단 소위 S.K.Y 대학은 100명 중 2등을 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적어도 98명이 내 밑으로 있어야 합니다. 누구는 반드시 2명에 들지만 98명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취직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3포에 이어 5포, 급기야 7포 세대(연애/결혼/출산/내 집 마련/인간관계/꿈/희망 포기)까지 거론됩니다. 사람으로서 가치는 없어지고 물리적 목숨만 영위하는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모두가 강요된 외톨이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걱정이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때부터 부모에게 한 걱정 끼치는 아이들이 공식적으로는 10% 내외로 보고, 심리적인 통계는 절반입니다. 학교 교실의 절반 정도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습니다. 극한의 이기적 모습을 보입니다. 이기적인 모습이 당당하려면 몰염치, 즉 부끄러움이 제거돼야 합니다.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에 어른의 꾸지람이 전혀 효과 없습니다.

  몰염치와 무반성은 결국 땀 흘려 노력하는 덕목을 잘라냅니다. 땀 흘리는 이유를 단지 경쟁에서 이기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곁에 있는 동료를 끌어내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공격적 성향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적극적 제스처로 믿고 있습니다. 옆 친구를 비난하고 폄훼하고 위해를 가하는 것을 "최선"으로 이해하고 있는 한 이 아이의 미래는 7포 세대로 연결됩니다. 어린이 청소년부터 이미 외톨이기 때문입니다. 주제를 드러내려는 과장된 해석이나 표현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도덕적 포장을 뜯어버리고 욕망의 날것을 드러내고 말하겠습니다.

  어쨌든 내 아이가 향기 나는 삶을 꾸리길 바란다면, 그런데 아이가 이미 15살 이전에 남 탓하고 공격적 성향을 보이며 스스로를 조절(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중독, 아침 기상 어려움, 학습 기피, 왕따 피해, 분노조절 어려움, 낮은 독해력, 난독, 무기력 등) 하지 못해서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라면 제 조언이 반드시 도움을 줄 것입니다.

  단순한 방법입니다.

모두 바꾸면 됩니다.

  결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처방도 다양합니다. 거실에 TV와 컴퓨터를 치우고 책장 가득 다양한 책을 비치한다고 아이의 독서 습관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이 가득한 거실에서 아이를 키운다고 해도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몰입해서 독서를 한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거실의 책을 모두 치워야 합니다.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에게 거실의 책장은 독서 방해 요소입니다.

  내 아이의 현재 모습이 걱정스럽다면 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좋은 환경은 없습니다. 아이마다 좋은 환경이 다릅니다.

  내 아이가 걱정스럽다면, TV를 열심히 보는 엄마(아빠)는 TV를 버리고, TV를 보지 않던 엄마(아빠)는 열심히 TV를 보십시오.

  신문을 구독하던 집은 신문을 절독하고, 신문을 보지 않던 집은 2개 이상 일간지를 구독하십시오.

  매일 샤워하는 엄마(아빠)는 간헐적으로 샤워하고, 자주 씻지 않는 엄마(아빠)는 부지런을 떨고 아침저녁으로 샤워하십시오.

  운동하지 않는 엄마(아빠)는 헬스를 다니든 집에 운동기구를 들이든 땀나게 늘 운동하고, 평소 운동하는 엄마(아빠)는 운동을 끊으십시오.

  흡연하는 엄마(아빠)는 완전 금연하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엄마(아빠)는 가짜 담배라도 입에 물도록 하십시오.

  술을 자주 드시는 엄마(아빠)는 정말 금주하시고, 평소 입에도 안 대는 엄마(아빠)는 술을 배우십시오.

  정당 가입 안 한 엄마(아빠)는 지지 정당을 정해서 당원이 되시고, 이미 당원 활동을 하시는 엄마(아빠)는 당장 탈퇴하십시오.

  종교활동하는 엄마(아빠)는 힘들겠지만 신념체계를 접고 무신론자가 되고, 종교가 없는 엄마(아빠)는 특정 종교에 귀의하십시오.

  스마트폰을 쓰는 엄마(아빠)는 전화기를 버리고, 쓰지 않던 분은 최신폰을 구입해서 열심히 공부하며 사용하십시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엄마(아빠)는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엄마(아빠)는 차 끌고 이 마트 저 마트 다니십시오.

  효자인 엄마(아빠)는 불효자가 되시고, 불효자인 엄마(아빠)는 효자가 되십시오.

  부부 싸움을 자주 하는 엄마(아빠)는 절대 싸움을 종식하시고, 알콩달콩한 엄마(아빠)는 자주 다투도록 노력하십시오.

  기부를 하지 않은 엄마(아빠)는 살림이 힘들어도 적극적으로 기부하시고, 평소 기부를 잘 하는 엄마(아빠)는 전면 기부를 중단하십시오.

  매일 일기 쓰는 엄마(아빠)는 일기 쓰기를 전면 중단하고, 일기 쓰지 않는 엄마(아빠)는 매일 한 바닥씩 일기 쓰십시오.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광장에 나가 자기주장을 하지 않던 엄마(아빠)는 자주 피켓을 들고 광장에 나가며, 평소 광장에 잘 나가는 엄마(아빠)는 이제 그만 나가십시오.

 자가용 승용차를 자주 이용하는 엄마(아빠)는 차를 팔아버리고, 차가 없는 집은 가능한 자가용 승용차를 구입하십시오.

  산을 잘 모르는 엄마(아빠)는 자주 등산하시고, 산에 자주 가는 엄마(아빠)는 산을 끊도록 하십시오.

  아파트 사는 집은 단층집으로 옮기고, 단층집 사는 집은 가능한 고층으로 올라가십시오.

  평소 아이와 대화하는 집은 말을 끊고, 아이와 얘기할 기회가 없던 집은 대화 시간을 매일 2시간 이상 잡도록 하십시오.

  휴지 쓰는 집은 비데 쓰고, 비데 쓰는 집은 휴지로 돌아가십시오.

  또, 그리고.....

  또, 그리고.....

  생각과 생활을 모두 뒤바꾸십시오.

  그것은 곧 자기 자신과 불화하는 것이라 무척 불편한 일입니다. 그것은 또한 세상과 불화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꾹 참고 다 바꾸십시오. 내 아이가 걱정스럽다면 말입니다.

내 아이가 걱정스럽다면 세상과 불화하십시오.
거짓말처럼 다른 아이가 집에 들어옵니다.

(2015.10.23)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뉴스브리핑 진행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