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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Sep 26. 2023

아수프라에서 그라뇽까지

2023.5.3(수)

앱의 오류로(아마도 직선 거리를 표시한 듯) 19km인줄 알고 걸었는데, 결국 어제와 같은 25km를 걸었다. 아흑…(어제는 4만 보, 오늘 3만9천 보)

존경하고 사랑하는 씽크스마트 대표 김태영 선생이 <그래서, 산티아고> 도서를 곧 시중에 선보인다고 한다.


산티아고 전체 코스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걸은 이의 생각도 차분하고 진지하게 풀었다고 본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궁금하고, 실제로 걷고자 하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나는 걷다가 떠오르는 생각과 아이들과 에피소드를 일기글로 쓰고 있다. 물론 두 아이의 부모님이 1차 독자가 될 것이고, 나중에 책으로 남기려고 두서 없이 공개 에세이를 쓰는 것.


오늘은 패턴에 의하면 작은아이가 나를 괴롭히는 날이다. 반은 패턴대로 됐고, 절반은 패턴이 깨지는 날이다.


무엇보다 내가 실수로 오늘 도착지를 그라뇽으로 잡고 짐을 이동시켰기에 어제 이어 25km를 걸은 게 오늘 토픽이다. 아주아주아주 힘들다. 아이들은 한 50km 더 걸을 태세다. 어쩜 그리 몸이 가벼운지….(여자 선생님도 나도 그로기 상태)

이 지역은 엄청난 밀밭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오늘 일기감으로 두 가지를 정리했다.


하나는 울 아버지가 나 국민학생 때 자주 하신 말,


“너는 찾는 물건을 눈앞에 두고도 보질 못하냐!”


다른 하나는 <왜 꽃들 색깔은 다양할까?>에 대한 고찰…


어제는 끝없는 포도밭이더니, 오늘 오전엔 포도밭이었다가 오후엔 끝없는 밀밭이더라.


밭둑에 개양귀비가 줄을 지었고, 아직 지지 않은 유채꽃과 하얀 데이지, 보라색 제라늄, 청보라 수레국화 등 다양한 칼라가 섞여 있다.


저녁에 우연히 들어간 알베르게는 무료 숙소, 무료 저녁, 무료 아침을 준다. 신선한 문화체험…..

교회가 알베르게 역할을 한다. 예배장소가 식당으로 재배치된 모습이다.

오늘 하루만 책 한 권이 나올 이야기가 쏟아졌지만, 다음 날로 넘긴다.


너무 피곤+400년 교회의 열악한 환경으로 오래 일기를 쓸 수 없는 형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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