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21(일)
숙소 바로 앞에 100.707km 남았다는 표석이 있다. 얼마 안 가 100.000km 표석이 나타났다. 한 걸음 떼면 두 자리 수로 줄어든다. 산티아고콤포스텔라까지 남은 거리를 말한다.
갈리시아 주에는 대략 500미터마다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석을 세웠다.
숫자가 금방금방 줄어든다.
내가 걷는 만큼 숫자가 바로 피드백을 주는 셈이다. 이게 마력이 있다. 더 적극적으로 걷게 만든다.
그래서 84km 남은 지점까지 왔다.
숲에서 세 사람 걷는 사진은 작은아이 아빠가 찍었다. 아주 맘에 든다.
큰아이는 전 세계 강아지 종류를 조사해서 책으로 만들겠단다. 아는 출판사를 묻는다. 쉽지 않지만 진짜 출판이 되도록 돕고 싶다. 수준이 문제지 출판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작은아이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워킹보이(walking boy)가 됐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테니 도와달란다. “Sure”
도와달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적극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어려움이 있는 아이(어른도)는 <도와달라> 말할 수 없다.
“도와달라고 말하는 이가 진정 독립한 사람입니다”
결국 아이들에게 바라는 어른의 소망은 <독립적 인간>이 되라는 거 아니겠는가.
그러니 아이들이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미션>이라 하겠다.